아우디, 中 전용 전기 세단 ‘E5 스포트백’ 출시… 시작가 4,600만 원에 776마력, 현지 기술로 만든 ‘생존 카드’

독일 프리미엄의 자존심 아우디가 4,600만 원짜리 전기 세단을 내놨다. 세계 최대 전기차 격전지인 중국에서 살아남기 위해, 현지 기업과 손잡고 만든 중국 전용 모델 ‘아우디 E5 스포트백’이다. 이는 단순히 가격을 낮춘 것을 넘어, 아우디가 브랜드의 순혈주의마저 내려놓고 ‘생존’을 위해 꺼내 든 마지막 카드라는 점에서 전 세계 자동차 산업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아우디 E5 스포트백 (출처=아우디)

‘독일의 자존심’을 버리고 ‘중국의 기술’을 택하다

최근 아우디는 중국 시장에서 BYD, 니오 등 현지 전기차 브랜드의 거센 공세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다. E5 스포트백은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파격적인 결과물이다. 아우디는 현지 파트너인 상하이자동차(SAIC)와 손잡고 ‘ADP’라는 새로운 전용 플랫폼을 공동 개발했다.
아우디 E5 스포트백 측정면 (출처=아우디)
이는 ‘독일의 엔지니어링’에 ‘중국의 최첨단 혁신’과 생산 단가를 결합한 전략적 선택이다. 심지어 아우디의 상징인 네 개의 링 엠블럼 대신 ‘AUDI’라는 레터링을 전면에 내세운 것 역시, 기존 아우디와는 다른 정체성을 가진, 철저히 중국 시장에 맞춰진 차라는 것을 보여준다.
아우디 E5 스포트백 실내 (출처=아우디)

가격을 의심케 하는 ‘괴물 스펙’

E5 스포트백의 제원표는 가격표를 의심하게 할 만큼 강력하다. 최상위 모델인 ‘플래그십 콰트로’는 듀얼 모터로 최고출력 776마력이라는 슈퍼카급 성능을 뿜어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는 단 3.4초면 충분하다.
아우디 E5 스포트백 상부 (출처=아우디)
주행거리 역시 압도적이다. 100kW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한 ‘파이오니어 플러스’ 트림은 중국 CLTC 기준 773km라는 경이로운 수치를 자랑한다. 실내에는 운전석과 조수석을 가로지르는 59인치 파노라마 디스플레이가 탑재되고, 라이다(LiDAR) 센서를 포함한 고도화된 자율주행 기술이 모든 트림에 기본으로 적용된다.
아우디 E5 스포트백 실내 디스플레이 (출처=아우디)

그랜저 가격에 만나는 ‘메이드 인 차이나’ 아우디

이 모든 것을 담은 E5 스포트백의 시작 가격은 약 4,600만 원(23만 5,900위안)이다. 이는 국내에서 옵션을 추가한 현대 그랜저 하이브리드와 겹치는 가격대다. 브랜드 가치를 고려하면, 사실상 테슬라 모델 3나 BYD 씰 같은 현지 강자들보다도 높은 ‘가성비’를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아우디 E5 스포트백 측후면 (출처=아우디)
아우디 E5 스포트백은 프리미엄 브랜드의 자존심보다 시장에서의 생존이 더 중요하다는 냉혹한 현실을 보여준다. ‘독일의 기술력’에 ‘중국의 가성비’를 더한 이 새로운 혼혈 모델이, 테슬라와 BYD가 양분한 철옹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