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당 710원 저렴한 LPG 연료, 그러나 연비와 자동차세가 변수.
연간 1만 5000km 주행 기준, K8 하이브리드와 실제 유지비 차이는 이렇다.
LPG 충전소의 가격표는 운전자의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하다. 10월 초 기준 L당 1141원 수준인 LPG 가격은 휘발유보다 700원 이상 저렴하다. 그랜저, K8 등 준대형 세단 운전자 사이에서 LPG 모델이 꾸준히 언급되는 배경이다.
단순 유류비만 보면 LPG의 매력은 확실하다. 하지만 실제 차량 유지비를 계산하려면 연비와 자동차세라는 변수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 두 가지 요소가 더해지면 계산 결과는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한다.
L당 710원 차이가 전부가 아니었다
연료 가격을 연비로 나누면 1km 주행에 드는 실제 비용이 드러난다. K8을 기준으로 가솔린 모델(12.0km/L)은 1km당 약 154원이 필요하다. 반면 LPG 모델(8.0km/L)은 약 143원으로, 가솔린보다 저렴한 것이 맞다. L당 가격 차이만큼은 아니지만 약 7.5%의 절감 효과가 있다.
그러나 같은 휘발유를 쓰는 하이브리드(18.1km/L) 모델이 비교 대상에 들어오면 상황이 달라진다. 하이브리드의 1km당 연료비는 약 102원. LPG 모델이 오히려 1km마다 41원씩 더 쓰는 셈이다. 연간 1만 5000km를 주행한다면 연료비에서만 약 60만원의 차이가 발생한다.
연간 61만원, 세금이 승부를 갈랐다
유지비 차이를 벌리는 결정적 요인은 자동차세다. K8 LPG 모델은 배기량 3470cc, 하이브리드 모델은 1598cc다. 현행법상 비영업용 승용차의 연간 자동차세는 배기량을 기준으로 부과된다. 지방교육세를 포함하면 각각 연 90만2200원과 29만836원으로 계산된다.
두 차량의 연간 자동차세 차이는 약 61만원에 달한다. 앞서 계산한 연간 연료비에 이 세액을 더하면 LPG는 약 304만원, 하이브리드는 약 182만원이 된다. 연료비와 자동차세 두 항목만으로 연간 유지비가 약 122만원이나 차이 나는 것이다.
물론 이 계산에는 변수가 존재한다. 차량 구매 가격이다. 일반적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은 LPG나 가솔린 모델보다 비싸다. 이 초기 구매 비용 차이를 연간 유지비 절감액으로 상쇄하는 기간까지 고려해야 최종적인 손익 비교가 가능하다.
출력과 트렁크, 편견도 달라졌다
비용 외에 LPG 차량을 둘러싼 오랜 편견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과거 ‘힘이 부족하다’는 평가는 옛말이 됐다. 최근 출시되는 LPG 차량은 일상 주행에서 답답함을 느끼기 어려운 수준까지 성능이 개선됐다. 물론 가솔린이나 하이브리드와 출력이 동일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트렁크 공간을 차지하던 LPG 탱크 문제도 상당 부분 해결됐다. 가스 탱크를 트렁크 바닥 하단에 도넛 형태로 매립해 적재 공간 손실을 최소화했다. LPG라는 이유만으로 짐 싣기 불편할 것이라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결국 어떤 차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집이나 직장 근처에 충전소가 있어 접근성이 좋고, 초기 구매 비용 부담이 적은 LPG 모델을 선호하는 합리적 소비자는 분명히 존재한다. 자신의 주행 환경과 예상 보유 기간을 바탕으로 꼼꼼히 따져보는 과정이 필수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