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부위, 두 번째 사고… 말레이시아 현지서 8800여 대 리콜 조치

신차 개발 속도전이 낳은 문제? 후륜 차축 용접 불량 지적 나와



달리던 자동차의 뒷바퀴 두 개가 통째로 사라졌다. 도로 위에서 차체 후미가 그대로 주저앉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최근 말레이시아에서 발생한 중국 체리 오모다 5 사고다. 올해 들어 벌써 두 번째 같은 부위에서 발생한 문제다.

단순한 품질 문제를 넘어, 과거 리콜 조치가 과연 충분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용접점 하나가 바퀴 두 개를 앗아갔다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는 후륜 차축 트레일링암의 용접부 강도 부족 가능성이 지목됐다. 트레일링암은 뒷바퀴를 차체에 단단히 고정하는 핵심 부품이다.
이 지점의 용접이 부실하면 주행 중 하중을 이기지 못하고 한 번에 끊어질 수 있다. 바퀴 하나가 아닌, 후륜 전체가 떨어져 나가는 상황이 벌어지는 배경이다.

체리 측은 말레이시아에서 판매된 2023년형 차량 8,878대에 대한 리콜을 결정했다. 현지 당국은 해당 모델의 형식승인과 신규 등록을 일시 중단하며 강경하게 대응했다.



첫 리콜은 왜 재발을 막지 못했나



이번 사고가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불과 몇 달 전인 지난 4월, 같은 모델에서 동일한 후륜 차축 분리 문제가 발생해 600여 대를 대상으로 리콜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원인은 용접 장비의 보정 문제로 지목됐고, 이 중 60대는 차축을 아예 교체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더 큰 규모의 사고가 터지면서 첫 리콜의 범위나 방식이 충분했는지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소비자에게 가장 큰 비용은 수리 자체가 아니라 ‘내 차도 괜찮을까’ 하는 불확실성이다. 리콜 이력 확인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속도전이 남긴 검증의 빈틈



신차 개발 기간 단축 경쟁은 종종 품질 검증의 빈틈을 남긴다. 특히 용접 같은 비가시적 공정은 생산 라인의 정밀한 관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대규모 결함으로 이어지기 쉽다.

한 번의 실수가 수천 대의 잠재적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번 리콜이 문제의 재발을 막는 마지막 조치가 될지는 체리의 후속 대응에 달렸다.
소비자들이 지켜보는 것은 브랜드의 국적이 아니라, 결함을 바로잡는 과정의 투명성과 철저함이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