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구매자 2,200명 조사… 4명 중 1명은 계획보다 돈 더 썼다

“월 납입금 얼마 안 해요”… 총액은 수백만원, 흔들리는 이유 있었다



수입차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 4명 중 1명은 애초 계획보다 더 많은 돈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최근 3년 내 수입차 구매 경험이 있거나 구매를 고려한 2,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26.0%가 당초 세웠던 예산을 초과해 지출했다고 답했다. 구매 과정에서 상위 차급이나 트림으로 변경하거나, 아예 다른 브랜드·모델로 바꿨다는 응답도 44.0%에 달했다. 10명 중 4명 이상이 전시장에 들어설 때와 다른 선택을 한 셈이다.

정보 탐색 채널로는 유튜브가 63.1%로 압도적이었지만, 이런 사전 정보와 별개로 실제 계약 금액이 불어나는 데는 다른 배경이 있었다.



전시장에만 들어서면 예산이 바뀌는 이유



상담 과정에서 예산이 늘어나는 것은 단순히 소비자의 변심 때문만은 아니다. 여기에는 현장에서 작동하는 구조적인 요인이 있다. 직접 차를 보고 시승까지 마치고 나면 출력, 승차감, 실내 사양에 대한 눈높이가 자연스레 올라간다.

이때 영업사원은 몇 가지 옵션을 추천한다. 소비자가 옵션을 하나씩 추가하다 보면 어느새 상위 트림과의 가격 차이가 크게 줄어든다. 결국 ‘이럴 바엔 그냥 상위 트림으로 가는 게 낫겠다’는 판단으로 이어지기 쉬운 구조다.



월 납입금 계산에 숨은 착시 효과



총 구매 비용이 아닌 월 납입금을 중심으로 상담이 진행될 때 예산의 벽은 쉽게 허물어진다. “한 달에 몇만 원만 더 내시면 됩니다”라는 설명은 심리적 부담을 크게 낮춘다. 당장 지출하는 금액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월 5만원의 차이는 60개월 할부 기준 총 300만원의 차액으로 불어난다. 제휴 금융 상품을 이용할 때의 할인액과 실제 부담해야 할 이자 총액을 꼼꼼히 비교하지 않으면, 실질 구매 비용은 예상보다 훨씬 커질 수 있다.

만약 수입차 구매를 앞두고 있다면, 전시장 방문 전 총구매비용 한도를 명확히 정해두는 것이 현명하다. 차량 가격은 물론 취득세, 보험료, 금융 이자까지 모두 합산한 총액을 기준으로 삼아야 계약서 앞에서 흔들리지 않는다. 예산 초과는 정보 부족의 문제라기보다, 현장에서 마주하는 심리와 구조의 문제에 더 가깝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