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츠 서비스센터 최초 도입된 AI 스캐너
입고와 동시에 차체·타이어 360도 기록…‘과잉 정비’ 논란 잠재울까
메르세데스-벤츠 서비스센터에 차를 맡기는 풍경이 달라졌다. 차량이 입고 게이트를 통과하는 순간, 번호판이 자동으로 인식되고 수십 개의 카메라가 차체 전체를 훑는다.
AI가 흠집이나 타이어 상태를 분석해 기록으로 남기는 과정이다. 국내 벤츠 공식 파트너사 중에서는 HS효성더클래스 방배 서비스센터가 처음으로 이 시스템을 도입했다.
단순히 정비 시간을 단축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비사와 고객 사이에 존재했던 정보 비대칭 문제에 변화를 예고하는 상황이 펼쳐졌다.
차 맡기기 전, AI가 흠집부터 타이어까지 기록한다
이 시스템의 정식 명칭은 ‘XVD(센트리 비히클 디텍터)’다. 독일 자동화 업체 튜트로닉이 벤츠와 공동 개발한 고정식 스캐너로, 차량이 게이트를 지나가기만 하면 360도 외관 스캔과 고해상도 촬영이 끝난다.
AI는 차체 표면의 미세한 긁힘이나 찌그러짐, 휠 손상 여부를 판독한다. 타이어 역시 촬영된 이미지를 분석해 트레드 깊이를 측정하고 마모 상태까지 확인해낸다.
스캔된 이미지와 분석 결과는 태블릿으로 즉시 전송돼 벤츠의 서비스 업무 시스템인 ‘XENTRY’에 자동으로 연동된다. 해외에서는 이 시스템 도입으로 입고 과정에서 차량당 약 8분이 절감됐다는 보고도 나왔다.
정비사와 고객의 기억이 아닌 기록에 의존하는 이유
정비소에서 “교체가 필요하다”는 설명을 들었을 때, 차주가 그 근거를 즉각적으로 파악하기는 어렵다. 특히 입고 전부터 있던 흠집인지, 정비 과정에서 생긴 것인지를 두고 불필요한 분쟁이 생기기도 한다.
AI 스캔 시스템의 핵심은 바로 이 지점에 있다. 입고 당시의 차체 상태가 명확한 사진과 수치로 남으면, 고객은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서비스 어드바이저는 XENTRY에 연동된 자료를 보며 손상 부위와 타이어 마모 상태, 정비 필요성을 고객에게 안내한다. 이는 1차 점검 단계를 표준화해 정비사 개인의 판단에 따른 편차를 줄이는 효과도 있다.
물론 이 시스템이 엔진이나 브레이크 같은 기계적 결함까지 진단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외관 손상이나 타이어 교체 시점을 둘러싼 논란의 소지를 줄여, 고객과 정비소 간의 신뢰를 높이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