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 다 끝나도 소용없었다… 번호판 인식 카메라가 자동으로 잡아내는 ‘이 기준’
퇴근 후 충전 걸고 다음 날 늦게 나서는 당신, 이미 과태료 대상일 수 있다
아파트 주차장에서 전기차 완속충전기에 차를 밤새 세워두는 것은 흔한 풍경이다. 하지만 이 사소한 습관이 10만 원짜리 과태료 고지서로 돌아오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급속충전기와 달리 별다른 제약이 없을 것이란 예상이 빗나간 것이다.
문제는 충전 완료 여부가 아니었다.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차주들이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법적 기준과 최근 아파트 단지에 확산된 새로운 단속 방식에 그 원인이 있었다.
충전이 끝나도 14시간 넘기면 과태료 대상
상황은 ‘친환경자동차법’ 규정에서 시작된다. 이 법에 따르면 아파트 등 공동주택 완속 충전구역에 14시간을 초과해 계속 주차할 경우 과태료 10만 원이 부과된다.
핵심은 ‘충전 상태’가 아닌 ‘주차 시간’이 기준이라는 점이다. 배터리가 100% 충전된 뒤에도 차를 빼지 않았거나, 아직 충전이 진행 중이더라도 총 주차 시간이 14시간을 넘으면 예외 없이 단속 대상이 된다.
이 규정은 다른 차량의 충전을 방해하는 내연기관차뿐만 아니라, 충전 구역을 장시간 점유하는 전기차·PHEV 차주 본인을 직접 겨냥한다. 즉, 내 차를 충전하다가 내가 과태료를 내는 구조다.
번호판 인식 카메라가 조용히 지켜보고 있다
과거에는 주민 신고가 없으면 단속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대단지 아파트를 중심으로 번호판 인식 무인카메라 보급이 확산되면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이 카메라들이 지자체 단속 시스템과 연동되면서 자동으로 적발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예전 같으면 넘어갔을 ‘깜빡하고 하루 세워둔’ 상황도 이제는 피하기 어렵다. 퇴근 후 저녁 7시에 충전을 시작하고 다음 날 오전 9시 이후에 차를 뺀다면, 본인도 모르는 사이 14시간을 훌쩍 넘겨 과태료 대상이 되기 십상이다.
억울한 과태료를 피하는 현실적 방법
‘집에서 편하게 충전하려다 벌금을 낸다’는 사실에 억울함을 느끼는 운전자도 많다. 특히 다른 차가 기다리지도 않았는데 단순히 시간을 넘겼다는 이유만으로 과태료를 내는 것은 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낭패를 피하려면 결국 운전자 스스로 주의하는 수밖에 없다. 입차 시각을 기억해두거나, 차량 앱의 충전 완료 알림을 받은 즉시 차를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만약 충전기가 고장 나 차를 뺄 수 없었다면, 사진 등으로 증빙을 남겨두는 것이 추후 소명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오늘 밤 당신의 차도 완속충전기 위에서 조용히 14시간 카운트다운에 들어갔을지 모른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