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흠집 가리려다 수리마저 어려워지는 상황. 손상 위치와 깊이가 교체 여부를 가른다.

사진=KGM 공식 블로그


주행 중 ‘딱’ 하는 소리와 함께 앞유리에 작은 흠집, 이른바 ‘돌빵’이 생기는 건 흔한 일이다. 이때 많은 운전자가 순간접착제로 간단히 메우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이 사소한 행동이 더 큰 비용을 부를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정비 전문가들은 이런 임시방편을 절대적으로 말린다. 접착제가 손상 부위 내부를 오염시켜 전문적인 복원 작업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작은 흠집을 가리려던 시도가 결국 유리 전체를 교체해야 하는 상황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순간접착제가 오히려 수리를 방해한다



사진=KGM 공식 블로그


자동차 앞유리는 단순한 유리가 아닌, 두 장의 유리 사이에 특수 필름을 넣은 접합유리다. 주행 중의 진동과 온도 변화를 견뎌야 하므로 복원재 역시 그에 맞는 특성을 지녀야 한다.

순간접착제는 이런 환경을 고려해 만들어진 제품이 아니다. 경화 후 충격에 약하고, 시간이 지나며 뿌옇게 변해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할 수 있다. 무엇보다 손상된 틈으로 제대로 된 복원용 레진이 침투하는 것을 막아버리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전문적인 유리 복원은 투명한 레진을 틈새에 주입하고 자외선으로 굳혀 강도를 회복시키는 방식이다. 이미 접착제로 막혀버린 틈에는 레진 주입이 어려워 복원 품질이 떨어지거나 작업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2만원짜리 키트, 이런 손상엔 무용지물



시중에서 판매하는 셀프 복원 키트 역시 만능은 아니다. 보통 지름 3cm 내외의 둥근 형태(불스아이) 손상에 제한적으로 사용된다. 길게 금이 가거나 여러 갈래로 퍼진 손상에는 효과를 보기 어렵다.

제품 설명서에 명시된 작업 조건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영상 10~25℃의 그늘에서 레진을 주입하고, 이후 햇빛에 노출해 경화시키는 등 절차를 따라야 한다. 이런 조건을 무시하면 제대로 된 복원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사진=불스원 블로그


설령 작업이 잘 되더라도 흠집이 완벽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복원의 핵심은 더 이상 균열이 진행되지 않도록 강도를 보강하는 것이지, 외관을 새것처럼 되돌리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크기보다 중요한 건 손상의 위치와 깊이



손상의 크기보다 더 결정적인 판단 기준은 위치다. 특히 유리 가장자리나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카메라 주변에 생긴 흠집은 매우 치명적이다. 작은 흠집이라도 이곳에서 시작된 균열은 주행 진동에 의해 순식간에 길게 뻗어 나간다.

미국자동차협회(AAA)는 균열 길이가 약 7.6cm를 넘어가면 교체를 권장하기도 한다. 앞유리 카메라가 장착된 차량이라면 유리 교체 시 센서 보정 작업까지 필요해 수십만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결국 돌빵이 생겼을 때 최선은 아무것도 바르지 않는 것이다. 손상 부위가 오염되지 않도록 테이프만 붙여두고 최대한 빨리 전문가의 진단을 받는 편이 현명하다. 신속한 부분 수리는 100만원이 넘는 유리 교체 비용을 아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