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자회사 포티투닷, 초정밀 GPS 없이 도심 주행 성공... E2E 기술 영상 화제
기술 공개와 동시에 알려진 송창현 사장 사임 소식... 현대차 내부 갈등설까지
현대자동차그룹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이끌던 포티투닷(42dot)이 획기적인 기술 시연 영상을 공개함과 동시에 수장이 돌연 사임하며 업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GPS 없이 도심을 자유자재로 누비는 기술력에 대한 감탄과 리더십 공백에 대한 우려가 교차하는 상황이다.
GPS와 고정밀 지도 없이 달린다
포티투닷이 지난 6일 공개한 영상의 핵심은 ‘엔드 투 엔드(End-to-End, E2E)’ 자율주행 기술이다. 이는 8개의 카메라와 전방 레이더 등 최소한의 센서로 입력된 정보를 인공지능(AI)이 통합적으로 판단해 차량 제어까지 한 번에 처리하는 방식이다.
특히 고가의 초정밀 GPS나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필요한 고정밀 지도(HD Map) 없이 도심의 복잡한 도로, 자동차 전용도로, 지하 주차장 등 다양한 환경을 안정적으로 주행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높은 기술 수준을 입증했다. 이는 지난 3월 남양연구소에서 선보인 시연보다 한층 진일보한 결과물로 평가받는다.
역대급 기술 공개 직후 날아든 사임 소식
하지만 시장의 기대감은 송창현 사장의 갑작스러운 사임 소식으로 찬물을 맞았다. 영상이 공개된 직후 송 사장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의 면담 끝에 대표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는 사실을 내부 메시지를 통해 알렸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단순한 리더십 교체가 아닌, 그간의 성과가 그룹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송 사장은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으로, 2021년 현대차에 영입돼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전환의 핵심 역할을 맡아왔기에 그의 퇴진은 더욱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수면 위로 떠오른 현대차와 포티투닷의 갈등
송 사장의 사임 배경에는 현대차와 포티투닷 임직원 간의 뿌리 깊은 갈등이 자리 잡고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는 양사 직원들 간의 처우 문제, 개발 방향성을 둘러싼 이견 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수면 아래에 있던 갈등이 외부로 드러나면서,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는 거대한 SDV 전략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포티투닷 측은 “테슬라에 비해 아직 부족하다”며 몸을 낮췄지만,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한국 자율주행 기술의 미래가 밝다”, “GPS 없이 저 정도라니 대단하다” 등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새로운 리더십 아래 포티투닷이 내부 갈등을 봉합하고 한국형 자율주행 기술 개발의 명맥을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