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세대 혼다 어코드, 2026년형으로 상품성 개선 나서
블랙 트림·19인치 휠로 스포티함↑... 가격 인상은 최소화
국내 중형 세단 시장의 절대 강자 그랜저의 대안으로 꾸준히 거론되는 차가 있다. 바로 ‘기술의 혼다’를 대표하는 간판 세단, 어코드다. 최근 혼다가 11세대 어코드의 상품성 개선 모델인 2026년형을 공개하며 다시 한번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번 2026년형 어코드는 완전 변경이나 페이스리프트가 아닌 연식 변경 모델이지만, 내외관 디테일을 강화하고 디지털 사양을 보강해 상품성을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가격 인상 폭은 100~155달러(약 14만~21만 원) 수준으로 최소화해 사실상 동결에 가깝다.
중형 세단 시장의 치열한 경쟁
미국 중형 세단 시장은 제조사들의 SUV 중심 전략으로 인해 침체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경쟁은 여전히 치열하다. 올해 1~3분기 미국 시장에서 어코드의 판매량은 10만 9,677대로 전년 대비 12% 감소했다.
같은 기간 경쟁 모델인 토요타 캠리는 23만 4,426대(+3%) 팔리며 건재함을 과시했고, 현대 쏘나타는 4만 5,914대(-5.2%), 기아 K5는 5만 2,581대(+84.7%)를 기록했다. 특히 K5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어코드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디자인과 사륜구동 옵션의 부재가 약점으로 꼽혀왔다. 혼다는 이번 연식 변경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꾀하는 모습이다.
블랙 패키지로 스포티함 강조
2026년형 어코드의 가장 큰 변화는 외관이다. 혼다는 스포트 하이브리드와 스포트-L 하이브리드 트림에 유광 블랙 외장 패키지를 새롭게 적용했다. 차량 엠블럼, 사이드미러, 윈도우 몰딩, 루프 안테나, 트렁크 스포일러까지 모두 블랙으로 마감해 한층 날렵하고 스포티한 이미지를 완성했다.
또한, SE 트림에는 기존 17인치 휠 대신 새로운 디자인의 19인치 휠을 장착해 역동적인 느낌을 더했다. 실내에서는 기본 멀티미디어 화면을 기존 7인치에서 9인치로 확대했으며, 상위 트림에는 12.3인치 대형 디스플레이가 그대로 유지된다. 무선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15W 무선 충전 기능도 기본으로 제공돼 편의성을 높였다.
검증된 파워트레인과 합리적인 가격
파워트레인 구성은 기존과 동일하다. LX와 SE 트림에는 최고출력 195마력, 최대토크 260Nm의 1.5리터 터보 가솔린 엔진과 무단변속기(CVT)가 조합된다. 나머지 트림에는 2.0리터 자연흡기 엔진과 2개의 전기모터로 구성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된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시스템 총출력 207마력, 최대토크 335Nm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며, 모든 모델은 전륜구동 방식이다.
2026년형 혼다 어코드의 미국 현지 판매 가격은 배송비를 포함해 LX 트림이 2만 9,590달러(약 4,100만 원)부터 시작하며, 최상위 트림인 투어링은 4만 645달러(약 5,600만 원)부터다. 큰 변화 없이도 디지털 사양과 외관 디테일을 다듬은 이번 업데이트는 중형 세단 시장에서 어코드의 존재감을 유지하기 위한 현실적인 선택으로 평가받는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