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니발과 비슷한 가격대, 하지만 연비는 40% 압승... 효율 앞세운 혼다의 역발상 전략
‘패밀리카는 무조건 커야’ 공식 깬 새로운 선택지, 국내 출시 가능성은?
국내 패밀리카 시장의 절대 강자, 기아 카니발의 독주에 제동을 걸 만한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해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일본 내수 시장에서 판매 중인 ‘혼다 오디세이’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카니발과 유사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크기 대신 압도적인 ‘연비’와 ‘주행 품질’로 승부수를 띄웠다는 점에서 완전히 다른 접근법을 보여준다.
카니발 압도하는 괴물 연비의 정체
혼다 오디세이의 가장 큰 무기는 단연 연비다. 일본 국토교통성 공인 연비는 19~20km/L에 달하며, 실제 주행 환경에서도 18km/L 내외의 놀라운 효율을 기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내 카니발 하이브리드 모델의 복합 연비인 13~14km/L와 비교했을 때 무려 40% 이상 높은 수치다.
장거리 출퇴근이나 주말 가족 나들이가 잦은 대한민국 아빠들에게 이는 매우 솔깃한 제안이다. 고유가 시대에 월 수십만 원에 달하는 유류비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패밀리카는 기름 먹는 하마’라는 공식을 정면으로 깨부수는 파격적인 성능이다.
가격은 비슷 전략은 정반대
가격 정책 또한 흥미롭다. 2026년형 오디세이의 일본 현지 판매 가격은 500만 엔(약 4,800만~5,200만 원) 이상으로, 이는 카니발 하이브리드의 상위 트림과 거의 겹치는 수준이다. 비슷한 돈을 지불하지만, 소비자가 얻는 가치는 전혀 다른 셈이다.
카니발이 넓은 실내 공간과 풍부한 편의 사양을 내세운다면, 오디세이는 운전의 본질과 경제성에 집중했다. 참고로 일본에서 판매되는 오디세이는 중국 광저우 공장에서 생산되어 역수입되는 모델로, 최신 모델에는 새로운 외장 색상과 2열 수동 선셰이드 등 상품성 개선이 이뤄졌다.
크기 대신 주행 품질로 승부수
물론 차체 크기나 실내 공간의 광활함, 편의 사양 측면에서는 카니발이 우위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오디세이는 ‘패밀리카는 반드시 커야만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불필요한 크기를 줄이는 대신, 낮은 차체와 안정적인 설계를 통해 미니밴의 고질적인 단점인 주행 불안정성을 개선했다.
덕분에 마치 세단을 운전하는 듯한 안정적인 핸들링과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가족의 안전과 운전의 즐거움을 중시하는 운전자에게는 크기 이상의 만족감을 줄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에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는 혼다의 내구성 역시 신뢰를 더하는 요소다.
국내 출시 가능성은 열려있나
아쉽게도 혼다 오디세이 일본형 모델의 국내 출시 여부는 아직 미정이다. 과거 북미형 오디세이가 국내에 판매되다 단종된 바 있지만, 일본형 모델은 북미형과 달리 연비에 초점을 맞춘 하이브리드 전용 파워트레인을 탑재해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만약 이 모델이 국내 시장에 상륙한다면, ‘카니발 아니면 스타리아’로 양분된 국내 미니밴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크기와 편의사양이 전부가 아닌, 효율과 주행 성능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제시하며 합리적인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