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첫 양산형 전기 캠핑카 ‘PV5’ 인증 완료
시동 없이 히터 빵빵… 차박 최적화 기술 대거 탑재
기아가 전기차 전용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 모델인 ‘PV5’를 앞세워 캠핑카 시장의 판도를 뒤흔든다. 개조업체를 통해 만들어지던 기존 관행을 깨고 완성차 브랜드가 직접 보증하고 판매하는 전기 미니밴 캠핑카가 등장한다는 소식에 레저족들의 이목이 쏠린다.
양산형 전기 캠핑카의 등장
기아는 최근 PV5의 파생 모델인 ‘라이트 캠퍼’와 고급형 승합 모델 ‘프라임’의 국내 인증을 마쳤다. 그동안 국내 캠핑카 시장은 포터나 스타리아 등 디젤 상용차를 개조하거나 수입 밴을 들여오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전기차 기반 캠핑카도 있었지만 대부분 소규모 업체의 컨버전 모델이었다. PV5 라이트 캠퍼는 기아가 기획 단계부터 캠핑과 레저 목적을 염두에 두고 설계한 정식 양산차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인증 정보를 살펴보면 PV5는 71.2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한 롱레인지 사양이다. 1회 충전 시 복합 기준 345km, 도심에서는 379km까지 주행 가능하다. 캠핑장이 주로 교외에 위치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서울에서 강원도나 충청권 캠핑장까지 무리 없이 이동할 수 있는 수준이다. 350kW급 초급속 충전을 지원해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약 30분이면 충전이 가능해 이동 편의성을 높였다.
차박에 최적화된 공간 설계
PV5 라이트 캠퍼의 진가는 주행을 멈췄을 때 드러난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e-CCPM)을 적용해 바닥이 평평한 ‘풀 플랫’ 구조를 갖췄다. 별도의 평탄화 작업 없이도 매트만 깔면 즉시 침실로 변신한다. 1열 좌석에는 회전이 가능한 스위블 시트를 적용해 앞좌석을 뒤로 돌려 뒷좌석 탑승객과 마주 보며 대화를 나누거나 식사를 할 수 있는 라운지 공간을 연출할 수 있다.
내부에는 ‘L-트랙 마운팅 시스템’을 적용했다. 레일 형태의 트랙을 이용해 침상, 수납함, 각종 캠핑 장비를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탈부착하고 위치를 조정할 수 있다. 고정된 가구로 인해 실내 활용이 제한적이었던 기존 캠핑카의 단점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방식이다.
시동 없이 누리는 쾌적함
전기차 기반 캠핑카의 가장 큰 무기는 V2L(Vehicle to Load) 기능과 공조 시스템이다. PV5는 3.6kW의 넉넉한 전력을 외부로 공급할 수 있다. 캠핑장에서 별도의 전기 사용료를 내거나 무거운 파워뱅크를 들고 다닐 필요 없이 인덕션, 전자레인지, 전기매트, 빔프로젝터 등 고전력 가전제품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
무시동 히터나 에어컨을 장착해야 했던 내연기관 캠핑카와 달리, PV5는 배터리 전력만으로 냉난방이 가능하다. 매연이나 엔진 소음, 진동 없이 쾌적한 실내 온도를 유지할 수 있어 한여름이나 한겨울 차박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여준다. 기아의 차세대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플레오스’가 적용되어 인포테인먼트 화면에서 캠핑 관련 기능을 통합 제어할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PV5 라이트 캠퍼 출시가 정체된 국내 캠핑카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아빠차’로 불리는 카니발의 인기를 이어받아 전기차 시대의 새로운 패밀리카이자 레저용 차량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기아는 향후 오픈베드, 탑차 등 다양한 PV5 파생 모델을 순차적으로 내놓으며 PBV 생태계를 확장할 계획이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