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8000달러 일시 구매 방식 폐지, 월 99달러 구독제로 완전 전환
“전체 12%만 사용” 저조한 채택률에 결국 칼 빼들었다



테슬라가 자사의 핵심 자율주행 기술인 ‘완전자율주행(FSD, Full Self-Driving)’ 소프트웨어의 판매 방식을 전면 개편한다. 앞으로는 일시불 구매 옵션이 사라지고 오직 월간 구독을 통해서만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현지 시간 1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2월 14일 이후 FSD의 일시 구매 방식을 더 이상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FSD는 월간 구독 서비스로만 운영된다.

지금까지 테슬라 차량 소유주는 8000달러(약 1070만 원)를 내고 FSD 기능을 영구적으로 소유하거나, 매달 99달러(약 14만 원)를 지불하고 구독하는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다. 이번 조치로 테슬라는 FSD를 완전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로 전환하며 수익 구조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기대 못 미친 수요에 결국 칼 빼들었다



이번 결정의 가장 큰 배경으로는 저조한 FSD 채택률이 꼽힌다.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 당시 바이바브 타네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체 테슬라 차량 중 FSD 구독 비율이 약 12%에 불과하다고 밝힌 바 있다.

같은 기간 FSD 관련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를 보였다. 1000만 원이 넘는 고가의 일시 구매 비용이 소비자들에게 상당한 진입 장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구독제로의 완전 전환은 이용자 수를 늘리고 FSD 기술의 대중화를 앞당기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머스크 보상 패키지와 직결된 구독자 목표



FSD 구독자 확대는 일론 머스크 개인의 막대한 보상과도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지난해 11월, 테슬라 주주들은 머스크에게 최대 1조 달러 상당의 주식을 지급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보상 패키지를 승인했다.

이 보상 조건 중 하나가 바로 ‘FSD 구독자 1000만 명 달성’이다. 일시 구매 방식보다는 비교적 저렴한 월간 구독 방식이 단기간에 구독자 수를 늘리는 데 훨씬 유리하다. 이번 판매 방식 전환이 단순한 기술 전략을 넘어, CEO의 경영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 수단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규제와 로보택시 실험 속 서비스 중심 전환



한편, 테슬라의 FSD는 규제 당국의 감시라는 부담도 안고 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FSD 관련 사고 보고 누락 의혹과 함께, FSD 활성화 차량이 신호를 무시하거나 역주행했다는 보고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러한 규제 환경 속에서 테슬라는 텍사스주 오스틴 등 일부 지역에서 안전 요원이 탑승한 제한적인 로보택시 서비스를 운영하며 기술을 시험하고 있다. FSD 판매 중단과 구독제로의 전환은 이처럼 복잡한 규제 환경 속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단순 판매가 아닌, 지속적인 ‘서비스’ 중심으로 재정의하려는 테슬라의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