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만 원대 파격적인 가격으로 등장한 전기 픽업트럭, 슬레이트 오토
소비자가 직접 SUV, 쿠페로 조립하는 신개념 모듈형 플랫폼

슬레이트 오토 실내 / 슬레이트 오토


미국 전기차 시장에 거대한 파장을 일으킬 신생 브랜드가 등장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가 1조 원에 가까운 거금을 투자해 화제가 된 ‘슬레이트 오토’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이 내놓은 전기차는 단돈 2천만 원대 픽업트럭으로, 사용자가 직접 SUV나 쿠페로 바꿀 수 있는 혁신적인 구조를 채택했다. 고가 경쟁에 지친 시장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며 등장과 동시에 10만 대가 넘는 예약을 기록했다.

가격 파괴, 2만 달러 전기 픽업의 등장



슬레이트 오토의 핵심 전략은 ‘접근성’이다. 첫 모델인 ‘2027 슬레이트 트럭’의 시작 가격은 2만 달러대로 책정될 예정이다. 연방 세액 공제를 적용하면 우리 돈으로 약 2,800만 원, 공제를 받지 않아도 3,800만 원 수준이다.

이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저렴한 전기차로 꼽히는 닛산 리프보다도 낮은 파격적인 가격이다. 6만 달러를 훌쩍 넘는 기존 전기 픽업트럭 시장의 가격 질서를 완전히 무너뜨리는 수준으로, 가격 경쟁력 하나만으로도 시장의 판도를 바꿀 잠재력을 지녔다.

슬레이트 오토 픽업·SUV / 슬레이트 오토


내 차는 내가 만든다 혁신적 모듈 플랫폼



슬레이트 오토가 단순히 저렴하기만 한 차는 아니다. 이 차의 진정한 가치는 ‘모듈형 플랫폼’에 있다. 기본 모델은 2인승 픽업트럭이지만, 사용자가 집에서 몇 시간의 작업만으로 5인승 SUV나 날렵한 쿠페형 패스트백 SUV로 변신시킬 수 있다.

전문 공구나 기술 없이도 바디 스타일을 교체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슬레이트 오토는 25가지의 ‘스타터 팩’을 제공하며, 이를 조합해 사실상 무한대에 가까운 맞춤형 차량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한다. 루프 캐리어부터 조명, 도어 형태까지 모든 것을 사용자가 직접 선택하고, 구매 후에도 계속해서 차를 바꿔나갈 수 있다.

첨단 기술 대신 아날로그 감성



슬레이트 오토 전기 픽업트럭 / 슬레이트 오토


최신 전기차들이 거대한 디스플레이와 화려한 디지털 기능으로 경쟁하는 것과 달리, 슬레이트 트럭은 정반대의 길을 걷는다. 기본 사양에는 도장, 라디오, 심지어 고정형 디스플레이조차 없다. 실내는 직물 시트와 단순한 다이얼, 스마트폰 거치대만으로 간결하게 구성했다.

이는 원가 절감을 넘어선 철학의 표현이다. 운전자에게 불필요한 기능을 강요하는 대신, 색상, 버튼, 스피커 등 모든 요소를 필요에 따라 추가하도록 선택권을 부여했다. 향후에는 3D 프린터를 이용해 일부 부품을 직접 제작할 수 있도록 설계도까지 제공할 계획이다.

미국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 정조준



슬레이트 오토는 2026년 말 인디애나 공장에서 양산을 시작, 2027년까지 연간 15만 대 생산 체제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미 공개 2주 만에 10만 건이 넘는 사전 예약을 확보하며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현재는 미국 내수 시장에 집중하고 있지만, 파격적인 가격과 독특한 구조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아직 한국 시장 진출 계획은 없지만, 개성을 중시하고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슬레이트 오토는 차를 더 비싸게 만드는 대신, 더 오래, 더 즐겁게 쓰게 만드는 방법을 제시하며 전기차 시장의 새로운 미래를 그리고 있다.

슬레이트 오토 쿠페형 SUV / 슬레이트 오토


슬레이트 오토 SUV / 슬레이트 오토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