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전기차는 저가” 편견 깬다... 지리차 고급 브랜드 ‘지커’ 5월 국내 상륙
볼보·폴스타와 플랫폼 공유, 전국 서비스망 동시 구축... 관건은 ‘가격’과 ‘인식’
중국 지리자동차그룹의 고급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가 오는 5월 국내 시장에 상륙한다. 공식 출시까지 시간이 남았음에도,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벌써 5400명이 넘는 회원이 모여드는 등 전례 없는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이 기다리는 모델은 바로 중형 전기 SUV ‘지커 X’다.
출시 전부터 5400명 이례적인 팬덤 형성
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커 관련 온라인 팬클럽의 회원 수는 최근 5400명을 돌파했다. 아직 차량이 국내에 전시되지도, 판매가 시작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커뮤니티가 이처럼 빠르게 성장한 배경에는 해외에서 지커 X를 먼저 경험한 소비자들의 ‘입소문’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중국, 유럽, 동남아 등에서 지커 X를 직접 시승하거나 소유한 이들이 공유하는 생생한 후기가 국내 예비 소비자들의 기대감을 한껏 키우고 있다. 특히 탄탄한 주행 성능과 고급스러운 실내외 마감 품질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룬다. 커뮤니티에서는 해외 시승기 번역은 물론, 국내 출시 가격에 대한 열띤 토론이 매일같이 이어지고 있다.
볼보 폴스타와 한솥밥 지커 X는 어떤 차
지커는 볼보, 폴스타, 로터스 등을 소유한 중국 지리자동차그룹이 작정하고 만든 프리미엄 순수 전기차 브랜드다. 단순히 같은 그룹사인 것을 넘어, 기술적으로도 볼보, 폴스타와 깊은 연관성을 가진다. 지커 X는 볼보 EX30, 폴스타 4 등과 동일한 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SEA)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플랫폼 공유는 차량의 기본적인 골격과 안전성, 주행 성능 면에서 이미 검증된 기술력을 물려받았다는 의미다. 국내에 출시될 지커 X는 75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한 후륜구동 모델이 유력하다. 중국 기준 최대 주행거리는 615km에 달하지만, 보다 엄격한 국내 인증 환경에서는 400km 중반대로 예상된다.
수입차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받는 서비스 네트워크 문제에도 대비하는 모습이다. 지커는 국내 시장 안착을 위해 초기부터 서비스망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출시와 동시에 전국 주요 거점에 서비스센터를 열기 위해 KCC모빌리티 등 4개 딜러사와 계약을 마쳤다.
관건은 가격과 중국산 꼬리표
이처럼 높은 기대감 속에서도 성공을 장담하기는 이르다. 가장 큰 변수는 바로 ‘가격’이다. 지커 X의 중국 현지 판매 가격은 약 4100만 원부터 시작하지만, 유럽에서는 8800만 원대에 책정되어 국가별 가격 차이가 매우 크다.
국내에서는 관세와 물류비, 인증 비용 등을 고려해 5000만 원대 중후반에 출시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업계에서 지커코리아가 초기 출시 가격을 8000만 원대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커뮤니티가 술렁이고 있다. 중국 판매 가격을 아는 소비자들의 기대와 큰 괴리가 발생할 수 있는 지점이다.
결국 ‘중국산’이라는 꼬리표를 어떻게 떼어낼지가 성공의 열쇠다.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내세운 BYD와 달리, 지커는 프리미엄을 지향한다. 과연 국내 소비자들이 ‘중국산 프리미엄 전기차’라는 낯선 조합에 지갑을 열 것인지, 지커의 첫 단추가 될 가격 정책과 브랜드 전략에 모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