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 선정 ‘올해의 하이브리드 세단’, BMW 5시리즈와 벤츠 E클래스를 뛰어넘은 비결은?
동급 최대 수준의 실내 공간과 첨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기술, 2열 통풍 시트까지... 국내 시장 맞춤형 전략으로 소비자 마음 사로잡아
SUV가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세단만의 가치를 굳건히 지키며 전문가들의 인정을 받은 모델이 있다.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가 주관하는 ‘2026 대한민국 올해의 차’에서 볼보 S90 T8이 하이브리드 세단 부문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독일차 압도하는 공간감 그 비결은
전문가들이 S90 T8을 주목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단연 ‘거주성’이다. 이 차량의 휠베이스는 3,060mm에 달한다. 이는 경쟁 모델인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2,961mm)보다 길며, 신형 BMW 5시리즈(3,105mm)와도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단순한 수치를 넘어, 실제 탑승 시 느껴지는 넉넉한 2열 레그룸은 플래그십 세단으로서의 품격을 여실히 보여준다. 비즈니스 용도는 물론, 가족을 위한 패밀리카로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출퇴근은 전기로 주말엔 하이브리드로
볼보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기술력은 S90 T8의 핵심 경쟁력이다. 18.8kWh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만으로 최대 65km를 오직 전기로만 주행할 수 있다. 서울 시내 평균 출퇴근 거리를 고려하면, 평일에는 사실상 전기차처럼 운용이 가능한 셈이다.
주말 장거리 여행 시에는 가솔린 엔진이 개입하는 하이브리드 모드로 주행거리 걱정 없이 달릴 수 있다. 전기차의 정숙성과 효율성, 내연기관차의 편리함을 모두 갖춘 PHEV의 장점을 극대화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한국 소비자 취향 저격한 편의사양
S90 T8은 스웨디시 럭셔리의 정수를 담은 풍부한 편의사양으로도 눈길을 끈다. 볼보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물론, 바워스&윌킨스(B&W)의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이 탑승자의 귀를 즐겁게 한다. 여기에 전동식 리어 선 커튼 등 고급 옵션도 기본으로 장착했다.
특히 B5 트림부터 2열 통풍 시트를 제공하는 점은 국내 소비자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덥고 습한 한국의 여름철 기후를 고려한 이 사양은 수입 경쟁 모델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강점으로 꼽힌다. 실용성을 중시하는 볼보의 철학이 엿보인다.
합리적인 가격과 아시아 시장 집중
현재 판매되는 S90은 2차 부분변경 모델로, 유럽과 북미 시장에서는 판매가 중단되고 아시아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세단 선호도가 비교적 높은 동아시아 시장의 특성을 반영한 전략적 선택이다.
가격 또한 경쟁력을 갖췄다. B5 트림의 시작 가격은 7,130만 원으로, BMW 5시리즈(6,360만 원~)와 벤츠 E클래스(6,900만 원~) 사이에서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이윤모 볼보자동차코리아 대표는 “S90 T8에 담긴 스웨덴의 럭셔리 철학과 기술의 가치를 더 많은 고객에게 전달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프리미엄 세단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볼보 S90 T8의 이번 수상은 의미가 깊다. 차별화된 전동화 기술과 공간 설계, 그리고 현지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다면 세단 역시 여전히 강력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음을 증명한 사례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