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평균가 7천만원 시대, SUV 중심 전략 버리고 정통 세단 부활 선언
내연기관부터 하이브리드, 전기차까지... 2027년 출시될 4천만원대 신차 라인업
“요즘 차 값은 너무 비싸다”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드디어 통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신차 가격에 미국 자동차 제조사 포드가 결국 백기를 들고 파격적인 계획을 발표했다. 트럭과 SUV에 집중했던 전략을 수정하고, 합리적인 가격대의 신차 5종을 새롭게 시장에 투입하기로 한 것이다.
최근 미국 신차 시장의 가격 상승세는 심상치 않다. 지난해 12월 평균 실거래가는 5만 326달러(약 7,200만 원)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반 소비자들이 선뜻 지갑을 열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자, 저렴한 모델에 대한 수요가 자연스럽게 커지고 있다.
다시 돌아오는 ‘정통 승용차’
이번 포드의 발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단순히 가격을 낮춘 모델을 내놓는 것을 넘어, 라인업에서 거의 사라졌던 ‘정통 승용차’를 부활시킨다는 점이다. 현재 북미 시장에서 포드가 판매하는 승용 모델은 스포츠카 머스탱이 유일하다. 과거 인기를 끌었던 피에스타, 포커스, 퓨전, 토러스 같은 모델들은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모두 단종된 상태다.
포드 경영진은 그동안 트럭과 SUV가 더 많은 이윤을 남긴다고 판단해왔다. 하지만 시장 상황이 급변했다. 높은 차량 가격에 지친 소비자들이 다시금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세단을 찾기 시작하면서, 포드 역시 이러한 변화를 외면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내연기관부터 전기차까지, 멀티 에너지 전략
새롭게 선보일 5종의 신차는 기존 모델의 부분 변경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이름과 콘셉트로 개발된다. 포드는 이를 ‘멀티 에너지’ 전략이라 칭하며,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순수 전기차 라인업을 동시에 운영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는 특정 동력원에 ‘올인’하기보다 시장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가장 먼저 시장에 나올 모델은 2027년 출시 예정인 중형급 전기 픽업트럭이다. 이후 세단을 포함한 다양한 차종이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소형차보다는 최소 콤팩트급 혹은 중형급 세단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소형 차체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할 경우 원가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전동화 속도 조절, 현실적 노선으로 선회
포드는 한때 2030년까지 완전한 전동화 전환을 목표로 내세웠지만, 최근 전기차 수요 성장세가 예상보다 둔화하자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전기차 개발에 대한 투자는 계속하면서도, 여전히 높은 수요를 보이는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 모델을 병행 유지하는 ‘현실적 균형 전략’으로 방향을 틀었다.
결국 트럭과 SUV만으로는 더 이상 시장을 장악할 수 없다고 판단한 포드의 이번 결정은 단순한 차종 확대를 넘어선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과연 수년 내 우리 앞에 나타날 ‘4천만 원대 포드 세단’이 과거 토러스나 퓨전의 영광을 재현하며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