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지각 변동, 폭스바겐그룹이 98만 대 판매로 테슬라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유럽 시장에서의 압도적 성장과 ID.4, ID.7 등 주력 모델의 성공이 왕좌 교체의 핵심 원동력으로 분석된다.
오랫동안 전기차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던 테슬라의 시대가 저물고 있는 것일까. 폭스바겐그룹이 2025년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를 제치고 새로운 왕좌에 올랐다. 전년 대비 32% 급증한 98만 3,100대의 순수 전기차(BEV)를 전 세계 고객에게 인도하며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뒤집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특히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폭스바겐그룹의 약진은 더욱 두드러진다. 이 시장에서 폭스바겐은 113만 대 이상을 판매하며 92만 7,000대에 그친 테슬라를 압도했다. 테슬라가 2년 연속 판매량 감소를 겪는 동안, 폭스바겐은 착실하게 점유율을 높이며 정상의 자리를 차지했다.
유럽 시장의 압도적 지배력
이번 왕좌 교체의 일등 공신은 단연 유럽 시장이다. 폭스바겐그룹은 2025년 유럽에서만 74만 2,800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무려 65.9%나 폭증한 수치다. 이를 통해 유럽 전기차 시장 점유율 약 27%를 달성하며 확고한 리더십을 구축했다.
유럽 전기차 판매 상위 10개 모델 중 5개가 폭스바겐그룹 소속일 정도로 그 존재감은 막강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도 이미 브랜드 기준 1위를 기록하며 테슬라를 앞서기 시작했고, 연말에는 격차를 더욱 벌리며 유럽이 자신들의 텃밭임을 증명했다.
성공의 열쇠가 된 ID 시리즈
폭스바겐의 성공 중심에는 MEB 플랫폼 기반의 ID. 시리즈가 있었다. 특히 순수 전기 세단 ID.7은 독일에서만 132% 성장한 3만 5,000대가 팔렸고, 유럽 전체로는 133.9% 증가한 7만 6,600대가 인도되며 성장을 견인했다.
글로벌 베스트셀러 모델인 ID.4와 ID.5 역시 각각 12만 8,900대, 6만 5,700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힘을 보탰다. 이러한 인기는 국내 시장에서도 이어졌다. ID.4는 한국 출시 2주 만에 초도 물량이 완판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폭스바겐 전기차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투트랙 전략
폭스바겐은 순수 전기차에만 집중하지 않았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시장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2025년 한 해 동안 42만 8,000대의 PHEV를 인도하며 전년 대비 58%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최대 143km까지 전기로만 주행 가능한 2세대 PHEV 모델들이 유럽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끈 덕분이다. 순수 전기차와 PHEV를 동시에 공략하는 ‘투트랙 전동화 전략’이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성공적인 결과를 낳았다는 평가다.
북미는 순항 중국은 숨 고르기
유럽 외 다른 시장에서도 성과는 이어졌다. 2025년 미국 시장에서는 전년보다 45.7% 증가한 7만 2,000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며 북미 시장 공략에도 청신호를 켰다.
반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는 11만 5,500대를 인도하며 44.3% 감소했다. 하지만 이는 현지 맞춤형 신형 전기차 출시를 앞두고 물량을 조절한 전략적 선택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전체 판매량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8.2%에서 10.9%로 오히려 증가해, 전동화 전환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그룹 CEO는 “도전적인 시장 상황 속에서도 모든 브랜드와 구동 방식을 아우르는 제품 경쟁력이 성과의 기반이 되었다”고 밝혔다. 폭스바겐의 이번 1위 등극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지, 아니면 새로운 전기차 시대의 서막을 여는 신호탄이 될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