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국내 전기차 시장, 테슬라가 현대차 제치고 2위 등극
중국산 모델Y의 파격적인 가격 정책, 국산차 위기론 대두
2025년 국내 전기차 시장이 2년간의 부진을 털고 극적인 반등에 성공했다. 신규 등록 대수는 22만 대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그 이면에는 국산차의 위기가 자리 잡고 있다. 특히 테슬라가 현대자동차를 밀어내고 2위로 올라서며 시장 판도를 뒤흔들었다.
시장을 뒤흔든 주인공, 테슬라 모델Y
이번 시장 재편의 중심에는 단연 테슬라 모델Y가 있다. 모델Y는 2025년 한 해에만 5만 397대가 팔리며, 단일 모델로 전체 승용 전기차 시장의 26.6%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전년 대비 무려 169.2%나 급증한 수치다.
이러한 폭발적인 인기의 배경에는 중국에서 생산된 부분변경 모델, 일명 ‘주니퍼’의 역할이 컸다. 5,299만 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표를 달고 출시되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를 제대로 자극한 것이다.
실제로 모델Y 주니퍼는 지난 4월 출시 직후 단 하루 만에 1만 5,000대의 계약고를 올렸고, 이후 매달 6,000대 이상 꾸준히 팔려나가며 상반기 수입차 시장 1위를 꿰찼다. 개선된 승차감과 정숙성은 물론, 앰비언트 라이트와 8인치 리어 디스플레이 등 편의 사양이 대폭 강화된 점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격변하는 제조사 순위
모델Y의 약진은 국내 전기차 제조사 순위에도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기아가 6만 609대(점유율 27.5%)로 간신히 1위 자리를 지켰지만, 테슬라가 5만 9,893대(27.2%)로 턱밑까지 추격했다. 두 회사의 판매량 격차는 불과 716대에 불과하다.
반면, 전통의 강자였던 현대차는 5만 5,461대(25.2%) 판매에 그치며 3위로 밀려났다. 테슬라의 판매량이 전년 대비 101.3% 급증하는 동안, 기아는 45.2% 증가에 머물렀고 현대차의 성장세는 더욱 더뎠다.
현대차그룹은 ‘아이오닉 9’, 기아는 ‘EV4’, ‘EV5’ 등 다양한 신차를 투입하며 반격을 노렸지만, 테슬라의 거센 공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국산차 위협하는 중국산 전기차
더 큰 문제는 수입 전기차의 비중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2025년 전체 전기차 판매량 중 수입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42.8%에 달했다. 2022년 25%에 불과했던 수입차 점유율이 불과 3년 만에 크게 확대된 것이다.
특히 중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의 공세가 매섭다. 테슬라의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 생산 물량을 비롯해 BYD, 폴스타 등 중국 브랜드 차량 판매량은 7만 4,728대로, 전체 시장의 33.9%를 차지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브랜드들이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을 공략하면서 국산차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생산 기반 보호 목소리
상황이 이렇자 자동차 산업계에서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중국산 전기차의 확산이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국내 제조 기반과 부품 공급망을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남훈 KAMA 회장은 “중국산 전기차의 공세에 맞서 국내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국내생산촉진세제’와 같은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보조금 정책과 신차 효과에 기댄 단기적인 성장을 넘어, 국내 전기차 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