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5조 원대 전기차 보조금 2년 만에 부활... 저소득층 최대 1천만 원 지원
원산지 차별 없는 파격 정책, BYD 등 중국 업체 독일 시장 공략 가속화 전망
독일 정부가 약 2년 만에 전기차 구매 보조금 제도를 부활시킨다. 약 5조 1천억 원(30억 유로)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지만, 정작 자국 브랜드가 아닌 중국 업체들이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논란이 거세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침체된 전기차 수요를 회복시키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면서도, 보조금 지급에 원산지 제한을 두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자국 브랜드 보호보다 시장 활성화를 우선시한 독일의 결정에 중국 전기차 제조사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최대 1천만 원 지원, 대상은?
새로운 보조금 프로그램은 저소득 및 중산층 가구를 주 대상으로 2029년까지 운영된다. 카르스텐 슈나이더 독일 환경부 장관에 따르면 연간 소득 8만 유로(약 1억 3천800만 원) 이하인 가구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가구 소득과 가족 구성원 수에 따라 1,500유로에서 최대 6,000유로까지 차등 지급되는 방식이다.
차량 유형별로는 순수전기차(BEV)에 기본 3,000유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및 주행거리 연장형 모델에는 1,500유로가 지급된다. 여기에 자녀가 있는 가정과 저소득층에는 추가 지원이 더해져, 가구당 받을 수 있는 최대 지원금은 1천만 원을 훌쩍 넘길 수 있다.
자국 보호 포기? 중국차에 열린 문
이번 보조금 정책의 가장 큰 특징은 차종의 원산지에 따라 차별을 두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자국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강조하면서도, 중국산 전기차를 포함한 모든 브랜드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겠다는 의미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은 이번 보조금이 BYD와 같은 중국 전기차 제조사에도 활짝 열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BYD는 지난해 독일에서 약 2만 3천 대를 판매하며 8배의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지만,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1% 미만에 머물렀다. 이번 보조금 재개가 판매 확대의 결정적인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프랑스 영국과 다른 행보, 논란 가열
독일의 이러한 결정은 자국 산업 보호에 나선 다른 유럽 주요국들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프랑스는 자국산 부품 비율 요건을 강화해 사실상 중국차를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했으며, 영국 역시 엄격한 환경 규제를 통해 중국 업체의 진입 장벽을 높이고 있다.
이에 대해 슈나이더 장관은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이 독일 시장을 점령하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원산지에 따른 제한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반면, 환경단체들은 내연기관에 비해 기후적 이점이 크지 않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한 것을 문제 삼으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