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수입차 판매량 10대 중 9대가 하이브리드·전기차, 내연기관 시대의 종말 신호탄
BMW·벤츠 양강 구도 속 중국 BYD의 약진, 전통 강자들 긴장

아토3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국내 수입차 시장의 판도가 완전히 뒤바뀌었다. 기름 냄새를 풍기는 내연기관차는 이제 구시대의 유물처럼 여겨질 정도다. 올해 1월 등록된 수입차 10대 중 거의 9대가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로 채워지면서, 전동화 전환은 더 이상 미래가 아닌 현실이 됐다.

강화되는 친환경 규제와 제조사들의 발 빠른 전략 수정이 맞물리면서 시장의 변화는 예상보다 훨씬 거세게 진행되고 있다. 한때 ‘수입차=디젤’이라는 공식을 만들었던 디젤차는 이제 통계에서조차 찾아보기 힘든 수준으로 전락했다.

10대 중 9대는 전기 혹은 하이브리드



BMW G60 / 사진=BMW 코리아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발표한 1월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 대수는 총 2만 960대다.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월 대비 37.6% 증가하며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주목할 부분은 연료별 판매량이다. 하이브리드차가 1만 3949대(66.6%)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고, 순수 전기차 역시 4430대(21.1%)가 팔리며 두 자릿수 점유율을 굳혔다. 이 둘을 합친 전동화 모델의 비중은 무려 87.7%에 달한다.

반면 내연기관차의 몰락은 처참한 수준이다. 가솔린차는 2441대(11.6%)에 그쳤고, 디젤차는 고작 140대(0.7%)만이 등록됐다. 프리미엄 세단의 상징과도 같았던 디젤의 시대가 사실상 막을 내렸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독일차 아성 흔드는 중국의 매서운 공세



브랜드 순위에서는 전통의 강자들이 여전히 상위권을 지켰다. BMW가 6270대로 1위를 수성했고, 메르세데스-벤츠가 5121대로 그 뒤를 이었다. 하지만 시장의 시선은 5위권에 새롭게 등장한 이름에 쏠렸다.

주인공은 바로 중국의 BYD다. BYD는 1월 한 달간 1347대를 판매하며 렉서스에 이어 5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볼보, 아우디, 포르쉐 등 쟁쟁한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를 모두 따돌린 결과다.

BYD의 이러한 약진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전기차 라인업 덕분이다. 아토3, 씰 등 중저가 모델들이 시장의 수요를 빠르게 흡수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유럽 브랜드가 70% 이상을 차지하는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의 점유율이 6%를 넘어선 것은 의미심장한 변화다.

이제 경쟁의 무대는 완전히 바뀌었다



모델별 판매 순위를 보면 시장의 변화가 더욱 뚜렷하게 보인다. 메르세데스-벤츠 E 200(1207대)과 BMW 520(1162대)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지만, 테슬라 모델 Y가 1134대로 3위에 오르며 바짝 추격했다.

전통적인 내연기관 세단과 순수 전기 SUV가 대등하게 경쟁하는 구도는 전동화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했음을 상징한다. 이제 소비자들은 더 이상 엔진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차를 선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수입차 시장의 경쟁력이 주행거리, 충전 편의성, 소프트웨어 완성도 등에서 갈릴 것으로 내다본다. 내연기관에 의존해 온 브랜드들은 생존을 위해 근본적인 전략 수정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