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코리아, 3월 출시 신차 ‘필랑트’에 챗GPT 탑재 선언
종이 설명서 대신 대화로 모든 걸 해결… SKT ‘에이닷 오토’ 최초 적용
르노코리아가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자동차의 상징과도 같았던 종이 설명서를 과감히 없앴다. 대신 운전자와 대화하며 차량 정보를 알려주는 생성형 AI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양산차에 도입했다. 복잡한 기능 앞에서 더 이상 두꺼운 책자를 뒤적일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이제 말로 물어보세요
르노코리아는 E세그먼트 크로스오버 신차 ‘필랑트’에 챗GPT 기반의 차량 안내 앱 ‘팁스(TIPS)’를 탑재했다고 밝혔다. 핵심 기능은 ‘AI 내차 도우미’로, 운전자의 질문을 자연어로 이해하고 대화 형식으로 답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헤드램프 사용법’처럼 정확한 키워드를 입력해야 했지만, 이제는 “비 오는 밤인데 안개가 꼈어, 어떤 등을 켜야 해?”와 같이 일상적인 대화로 물어보면 된다. AI가 상황과 맥락을 파악해 가장 적절한 정보를 안내하는 방식이다.
나를 알아주는 자동차 비서
필랑트에는 팁스와 더불어 SKT의 차세대 차량용 AI 비서 ‘에이닷 오토’가 최초로 적용됐다. 에이닷 오토는 단순한 음성 명령 수행을 넘어, 운전자의 운행 기록과 주행 패턴, 현재 위치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맞춤형 정보를 제안한다.
특정 요일, 특정 시간대에 카페를 자주 찾는 운전자에게 근처의 새로운 카페를 먼저 추천해주는 식이다. 자동차가 운전자의 생활 습관을 학습하고 개인 비서 역할을 수행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치열해지는 사용성 경쟁
자동차 기능이 고도화되고 복잡해질수록 ‘얼마나 쉽고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가’가 브랜드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왔다. 실제로 최신 차량일수록 너무 많은 기능 때문에 정작 필요한 정보를 찾기 어렵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르노코리아는 이번 AI 도입을 통해 기술적 진보와 사용자 편의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실제 주행 환경에서의 응답 정확성과 한국어 이해 수준이 성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AI 비서를 품은 신차 필랑트는 부산 공장에서 생산되어 오는 3월부터 본격적으로 고객에게 인도된다. 단순한 편의 기능 추가를 넘어, 자동차와 사람이 소통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르노의 시도가 프리미엄 시장에서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