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형 K9, 외관 변화 없이 상품성 대폭 강화하며 조용한 돌풍 예고.

5천만 원대 시작 가격에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 기본 탑재, G80과 본격 경쟁.

2026 K9 / 기아


대형 세단 시장에서 연식변경 모델의 등장은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2026년형 기아 K9은 이야기가 다르다. 겉모습은 그대로지만, 실제 구매자가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을 정교하게 다듬어 상품성을 끌어올렸다. 특히 기본 트림 강화, 운전자 중심의 옵션 재편,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가격 경쟁력은 제네시스 G80 구매를 고려하던 이들의 시선마저 사로잡고 있다.

2022년 페이스리프트 이후 매년 개선을 거듭해 온 K9은 이번에도 디자인 변경 없이 내실 다지기에 집중했다. 이는 잦은 디자인 변경보다 꾸준한 상품성 개선을 통해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기아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겉모습은 그대로지만, 구매를 고려하는 순간 체감되는 변화는 예상보다 크다.

기본 트림의 격을 높이다, 12.3인치 계기판 기본화



2026 K9 / 기아


이번 연식변경의 핵심은 기본 트림인 ‘플래티넘’의 가치를 높인 점이다. 기존 모델에서는 7인치 TFT 클러스터가 적용돼 상위 트림과의 격차가 뚜렷했고, 플래그십 세단의 시작점으로는 다소 아쉽다는 평가가 있었다.

하지만 2026년형 K9은 상위 트림에만 적용되던 12.3인치 풀사이즈 컬러 TFT LCD 클러스터를 플래티넘 트림부터 기본 사양으로 포함했다. 덕분에 운전자는 탁 트인 시인성과 함께 다양한 주행 정보를 더욱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가격은 78만원 인상되었지만, 핵심 사양의 기본화로 실제 소비자가 느끼는 가치는 그 이상이다.

운전자 중심으로 재편된 옵션, 시트 컨비니언스 팩



옵션 구성에도 변화가 생겼다. 기존에 여러 패키지에 흩어져 있던 시트 관련 편의 사양들을 하나로 묶어 ‘시트 컨비니언스 팩’을 신설했다. 이 패키지에는 앞좌석 전동식 헤드레스트, 동승석 메모리 시트, 에르고 모션 시트 등이 포함된다.

이는 쇼퍼 드리븐(기사가 운전)보다 오너 드리븐(소유주가 직접 운전) 비중이 높은 K9 고객의 특성을 정확히 반영한 변화다. 운전자와 동승자의 편안함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1열의 거주성을 극대화한 것이다. 해당 패키지는 중간 트림인 ‘베스트 셀렉션 I’부터 기본 적용된다.

2026 K9 / 기아


가장 현명한 선택지, 베스트 셀렉션 I



실구매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베스트 셀렉션 I’ 트림은 더욱 매력적인 구성으로 돌아왔다.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사양인 모니터링 팩, 컴포트 팩, 19인치 휠, 헤드업 디스플레이, 그리고 사륜구동(AWD) 시스템이 기본으로 포함된다.

특히 서라운드 뷰 모니터와 후측방 모니터 등 안전 운전에 필수적인 기능과 HUD의 조합은 운전의 피로를 크게 줄여준다. 가격은 117만원 올랐지만, 개별 옵션으로 선택할 때보다 합리적인 구성이라는 평가다. 복잡한 옵션 고민 없이 최적의 조합을 원하는 소비자에게 안성맞춤이다.

G80과 차별화, 6기통의 여유와 넓은 공간



2026 K9 실내 / 기아


2026년형 K9은 3.8 가솔린 자연흡기와 3.3 가솔린 터보 두 가지 6기통 엔진 라인업을 그대로 유지한다. 이는 비슷한 가격대의 G80이 4기통 터보 엔진부터 시작하는 것과 비교해 K9이 갖는 가장 큰 차별점이다.

부드러우면서도 강력한 6기통 엔진의 주행 질감은 플래그십 세단이 갖춰야 할 중요한 덕목이다. 여기에 전장 5,140mm, 휠베이스 3,105mm가 만들어내는 광활한 실내 공간은 G80보다 한 체급 위라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2026년형 K9은 화려한 변신 대신, 소비자가 원하는 지점을 정확히 짚어내는 내실 있는 변화를 통해 국산 플래그십 세단 시장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다시 한번 증명하고 있다.

2026 K9 실내 / 기아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