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타, HB20 신화 이을 세 번째 전략 모델 연내 출시 예고. 해치백과 SUV 사이 틈새시장 정조준
2032년까지 1조 6천억 원 투자, 친환경차 기술 개발로 도요타와 격차 더 벌리나
남미 최대 자동차 시장인 브라질을 둘러싼 현대자동차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현지 전략 모델인 크레타와 HB20의 성공에 힘입어 이미 아시아 브랜드 1위 자리를 굳건히 한 현대차가 올해 안에 세 번째 카드를 꺼내 들 것을 예고했다. 단순한 신차 출시를 넘어, 현지 생산 시스템 혁신과 미래 기술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동반한 이번 전략은 도요타를 비롯한 경쟁사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과연 현대차는 어떤 카드로 브라질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바꾸려 하는 것일까.
아시아 1위 굳히기… 피라시카바 공장의 변신
이번 전략의 핵심 기지는 상파울루 주에 위치한 피라시카바 공장이다. 연간 21만 대의 생산 능력을 갖춘 이곳은 HB20과 크레타를 만들며 현대차 남미 공략의 심장 역할을 해왔다. 현대차는 신차 투입을 위해 현재 생산 라인 정비에 한창이다.
주목할 점은 단순히 라인을 증설하는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단일 생산 라인에서 여러 차종을 동시에 만들 수 있는 ‘혼류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이는 기존 인기 모델의 생산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도, 시장 수요에 맞춰 새로운 전략 모델을 유연하게 투입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을 의미한다. 효율성과 유연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계산이다.
해치백도 SUV도 아닌 새로운 시장을 열다
베일에 싸인 세 번째 모델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시장을 겨냥한다.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신차는 소형 해치백과 SUV 사이의 빈틈을 파고드는 크로스오버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브라질에서 HB20은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형차 고객을, 크레타는 활동적인 SUV 고객을 각각 공략하고 있다.
새로운 모델은 이 두 차종의 장점을 결합해 더 넓은 소비자층을 흡수하는 역할을 맡는다. 해치백의 경쾌한 주행감과 SUV의 공간 활용성을 모두 원하는, 까다로운 브라질 소비자들의 취향을 저격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기존 라인업을 보완하며 현대차의 시장 지배력을 한층 강화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1.6조원 통 큰 투자, 미래를 향한 승부수
현대차의 자신감은 판매 실적에서 나온다. 지난해 브라질에서 약 20만 대 이상을 판매하며 아시아 브랜드 1위를 지켰고, 2위 도요타와의 격차는 3만 대 이상으로 벌렸다. 현대차는 이 기세를 몰아 2032년까지 무려 1조 6천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현지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 투자는 단순히 신차 개발에만 그치지 않는다. 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 미래차 기술 개발과 현지 인프라 구축까지 포함하는 장기적인 계획이다. 이는 브라질을 남미 시장 공략의 핵심 생산 및 판매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현대차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다. 단기적인 판매량 경쟁을 넘어,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주도권까지 잡겠다는 큰 그림이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