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체 전체를 뒤덮은 태양광 패널로 일상 주행은 충전이 필요 없는 자동차.
공기 저항을 극한으로 줄인 독특한 디자인과 LG 배터리 탑재 소식에 관심이 쏠린다.
전기차 운전자들의 가장 큰 골칫거리는 단연 ‘충전’이다. 장거리 운행이라도 할 때면 충전소 위치부터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여전하다. 그런데 만약 자동차가 스스로 충전한다면 어떨까.
최근 미국에서 등장한 한 전기차가 바로 이 상상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태양광을 동력원으로 삼는 이 차는 독특한 외관, 극강의 효율, 그리고 뜻밖의 ‘한국 기업’과의 협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과연 충전소 없는 전기차 시대가 열릴 수 있을까.
햇빛만으로 충분한 일상 주행
미국 스타트업 앱테라 모터스가 공개한 태양광 전기차가 그 주인공이다. 이 차량의 가장 큰 특징은 차체에 장착된 고효율 태양광 패널이다. 지붕과 보닛 등 넓은 면적에 패널을 부착해 주차 중에도 쉼 없이 배터리를 채운다.
앱테라에 따르면 맑은 날에는 오직 태양 에너지로만 하루 최대 64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이는 국내 운전자들의 하루 평균 주행거리인 30~40km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사실상 일상적인 출퇴근이나 시내 주행은 외부 충전 없이 해결할 수 있다는 의미다.
물방울 디자인에 담긴 효율의 모든 것
물론 장거리 주행도 문제없다. 일반 전기 충전을 병행하면 한 번 완충으로 최대 640km를 달린다. 햇빛이 좋은 지역에서는 연간 약 1만 6,000km를 외부 충전 없이 주행할 수 있다는 것이 앱테라 측의 설명이다.
이러한 경이로운 효율은 물방울을 닮은 독특한 외관에서 비롯된다.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설계된 유선형 차체는 공기저항계수 0.13을 달성했다. 이는 현존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포르쉐 타이칸(0.22)이나 테슬라 모델 S(0.208)보다도 훨씬 낮은 수치다. 공기 저항이 적을수록 더 적은 에너지로 멀리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탄소섬유 복합 소재로 차체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바퀴를 3개로 구성하는 파격적인 구조를 채택해 에너지 효율을 한계까지 끌어올렸다. 고성능 모델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4초 만에 도달하는 강력한 성능까지 갖췄다.
LG 배터리 품고 양산 시동
앱테라는 최근 시험 생산 단계에 돌입하며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첫 생산 차량은 판매용이 아닌, 열 관리 시스템, 제동 성능, 충돌 안전성 등 각종 인증을 통과하기 위한 테스트에 투입된다.
특히 이 차량의 심장인 배터리는 국내 기업 LG에너지솔루션의 2170 원통형 배터리가 탑재된다. 양사는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을 위한 장기 계약까지 체결하며 협력 관계를 공고히 했다.
앱테라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5만 건의 사전 예약을 확보한 상태다. 예상 판매 가격은 약 5,500만 원 수준으로 알려져, 기존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흔들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