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5.2미터, 1381마력의 압도적 스펙에도 가격은 9천만 원대부터 시작

제네시스 GV80이 주도하는 국내 프리미엄 SUV 시장, 지커 9X의 등장으로 지각변동 예고

9X 실내 / 지커


국내 프리미엄 전기 SUV 시장에 심상치 않은 기류가 흐르고 있다. 지리자동차 그룹의 고급 브랜드 지커(Zeekr)가 선보인 ‘9X’가 그 중심에 섰다. 이 모델은 공개 단 1시간 만에 4만 2,000대라는 경이로운 사전계약 기록을 세우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단순히 내수용 모델이 아닌, 글로벌 시장을 정조준한 이 거함이 한국 상륙을 예고하면서 기존 강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지커 9X가 시장에 던진 파문은 세 가지 핵심 키워드로 요약된다. 바로 압도적인 ‘크기’, 상식을 벗어난 ‘성능’, 그리고 경쟁 모델을 압박하는 ‘가격’이다. 과연 이 새로운 플레이어는 제네시스가 굳건히 지키고 있는 국내 프리미엄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을까?

시선을 압도하는 거대한 차체



지커 9X는 크기부터 경쟁자들을 압도한다. 전장 5,209mm, 휠베이스 3,205mm에 달하는 차체는 제네시스 GV80은 물론, BMW X7이나 벤츠 GLS와 같은 플래그십 모델과 견주어도 밀리지 않는 당당한 풍채를 자랑한다. 단순히 크기만 키운 것이 아니다.

실내는 3열 시트 구조를 기본으로, 2열에는 독립 시트를 적용해 항공기 비즈니스 클래스에 버금가는 안락함을 구현했다. 여기에 최고급 소재와 대형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 디지털 콕핏 등을 아낌없이 적용해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움직이는 라운지’라는 개념에 충실했다. 큰 차체에서 오는 주행 불안정성은 공기역학 설계를 통해 극복했다.

9X / 지커


1381마력, 대형 SUV의 고정관념을 깨다



성능은 지커 9X의 가장 강력한 무기다. 최상위 트림은 3개의 전기모터를 탑재해 합산 최고출력 1,381마력, 최대토크 153.0kgf·m라는 가공할 힘을 뿜어낸다. 3톤에 육박하는 거구임에도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3.1초 만에 도달하는 가속력은 슈퍼카의 영역을 넘본다.

강력한 성능이 승차감을 해칠 것이라는 우려도 접어두게 만든다. 듀얼 챔버 에어 서스펜션과 전자 제어 시스템이 노면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차체 높이와 감쇠력을 조절한다. 이를 통해 고속 주행 안정성과 민첩한 코너링 성능을 동시에 확보하며, 대형 SUV에서도 스포츠카와 같은 주행 감각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했다.

가격과 기술, 경쟁력을 완성하다



9X / 지커


놀라운 점은 이 모든 것을 담고도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사실이다. 지커 9X의 중국 내 시작 가격은 9,300만 원 수준으로, 최고 사양 모델도 1억 1,000만 원대에 형성됐다. 이는 제네시스 GV80 풀옵션 모델이나 독일 프리미엄 SUV의 중간 트림과 비슷한 가격대다.

여기에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 보조 시스템, 고해상도 라이다 센서 등 첨단 장비도 대거 탑재했다. 무선 업데이트(OTA)를 통한 지속적인 소프트웨어 개선까지 지원하며 단순한 고성능 차가 아닌 ‘스마트 SUV’로서의 면모도 강조했다.

2026년 한국 상륙, 시장 판도 바꿀까



지커는 이미 한국 법인 설립과 상표 등록을 마치고 국내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중형 SUV ‘7X’와 왜건 ‘001’을 올해 먼저 선보인 뒤, 2026년에는 플래그십 모델인 9X를 투입할 계획이다. 현재 제네시스 GV80이 주도하는 국내 프리미엄 SUV 시장에 강력한 도전자가 나타나는 셈이다.

물론 브랜드 인지도나 서비스 인프라 측면에서는 아직 국산 브랜드가 우위에 있다. 하지만 지커 9X가 보여준 압도적인 스펙과 가격 경쟁력은 소비자들에게 기존에 없던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하기에 충분하다. 전동화 시대를 맞아 빠르게 변화하는 자동차 시장에서 지커 9X가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9X / 지커


9X 실내 / 지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