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대의 대안으로 떠오른 하이브리드, 현대 투싼이 미국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경쟁 모델 토요타 RAV4보다 1000만원 이상 저렴한 가격, 그 비결은 무엇일까.
전기차 수요가 주춤하는 사이,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다시금 시장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실용성을 중시하는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 투싼 하이브리드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전통의 강자 토요타를 긴장시키는 투싼의 성공 비결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바로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과 패밀리 SUV로서의 실용성, 그리고 공격적인 현지 생산 전략이다. 과연 투싼 하이브리드는 어떻게 미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미국 홀린 투싼, 판매량으로 증명하다
투싼 하이브리드의 인기는 단순한 예상이 아닌 숫자로 증명된다. 현대차와 기아의 하이브리드 누적 판매 500만 대 달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투싼은 미국 시장에서만 월간 2만 3천 대가 넘는 판매고를 올리며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이는 패밀리 SUV를 찾는 미국 소비자들의 요구를 정확히 관통했기 때문이다.
국내 기준 복합연비 16.2km/L에 달하는 뛰어난 연료 효율은 물론, 필요에 따라 사륜구동(AWD)을 선택할 수 있는 점도 매력 포인트다. 넓은 실내 공간과 실용성을 바탕으로 높은 연비까지 갖췄으니,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선택지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토요타 RAV4와의 정면승부, 비장의 무기는 가격
투싼 하이브리드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단연 가격이다. 하이브리드 SUV 시장의 맹주인 토요타 RAV4와의 직접적인 비교에서 그 장점은 더욱 빛난다. 국내 시장에서 신형 RAV4 하이브리드의 가격이 5,500만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투싼 하이브리드는 3,200만 원대부터 시작한다. 1,000만 원을 훌쩍 넘는 가격 차이는 소비자들의 구매 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가격 우위는 미국 시장에서도 이어진다. 투싼 하이브리드는 약 3만 3천 달러 수준에서 판매되어 RAV4 하이브리드보다 매력적인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성능과 편의 사양에서 큰 차이가 없는 상황에서 ‘가성비’라는 확실한 무기를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여가는 전략이다.
미래를 위한 39조 원 투자, 현지 생산으로 쐐기 박는다
현대차그룹은 현재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를 향한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2028년까지 미국에 약 39조 원(260억 달러)을 투입해 하이브리드 생산 능력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조지아주에 위치한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에서는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다양한 신모델이 생산될 예정이다.
현지 생산 비율을 기존 42%에서 8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현지 생산 확대는 관세 부담을 줄여 가격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는 물론, 미국 시장의 변화에 더욱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 되는 셈이다.
전 세계 하이브리드 시장은 2036년까지 연평균 21%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로 넘어가는 과도기에서 하이브리드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지금, 투싼 하이브리드를 앞세운 현대차의 공세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