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시대에 중고차 시세가 거꾸로 오르는 기현상.

리터당 20km의 압도적 연비로 유지비 부담을 크게 낮춘 SUV의 인기 비결을 파헤친다.

기아 니로 / 사진=현대차


고유가 시대가 장기화되면서 자동차 시장의 소비 심리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특히 중고차 시장에서는 이례적인 현상이 관측된다. 전반적인 침체 분위기 속에서도 특정 모델의 시세가 오히려 상승하는 ‘역주행’이 나타난 것이다. 이는 높은 연비, 합리적인 가격, 그리고 낮은 유지비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요약된다.

이러한 시장 변화의 중심에는 기아의 ‘니로 하이브리드’가 있다. 어째서 소비자들은 신차 대신 이 중고 SUV로 눈을 돌리는 것일까.

경차 신차 값으로 준중형 SUV를



기아 니로 / 사진=현대차


니로 하이브리드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단연 ‘가성비’다. 최근 출시되는 경차 상위 트림의 신차 가격은 1,400만 원에서 1,500만 원 선을 훌쩍 넘는다. 하지만 이 예산으로 중고차 시장을 살펴보면 선택의 폭이 완전히 달라진다.

실제로 1세대 니로 하이브리드 모델 중,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과 같은 선호 옵션이 포함된 무사고 차량을 1,500만 원대에 충분히 구매할 수 있다. 이는 경차를 구매할 비용으로 한 체급 위인 준중형 SUV를 소유할 수 있다는 의미다. 2세대 모델인 ‘디 올 뉴 니로’ 역시 주행거리가 다소 있는 매물은 1,000만 원대 후반까지 가격이 내려와 구매 접근성이 매우 높아졌다.

한 달 유류비 10만원, 현실이 되다



니로 하이브리드의 핵심 경쟁력은 압도적인 연비에 있다. 공인 복합연비가 19~20.8km/L에 달해, 웬만한 경차를 뛰어넘는 효율을 자랑한다. 이를 실제 유지비로 환산하면 매력은 더욱 커진다.

휘발유 가격을 리터당 2,000원으로 가정하고 한 달에 1,000km를 주행한다고 계산하면, 유류비는 약 10만 원에 불과하다. 이는 동급 내연기관 SUV의 절반 수준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차량 유지비에 대한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장거리 출퇴근을 하거나 주말 레저 활동이 잦은 운전자에게 니로 하이브리드가 강력한 대안으로 떠오르는 이유다.

기아 니로 / 사진=현대차


침체된 시장 속 나홀로 역주행



이러한 장점들은 실제 판매 데이터로 증명된다. 한 중고차 플랫폼의 자료에 따르면, 니로 하이브리드의 시세는 전월 대비 0.6% 상승하며 하락세를 보이는 다른 모델들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경기도에서만 123대가 판매되며 지역 판매 1위를 기록하는 등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고유가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하이브리드 중고차에 대한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초기 구매 비용과 유지비 부담이 적은 실용적인 모델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날수록, 니로 하이브리드는 중고차 시장의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연식 모델에는 다양한 안전 및 편의 사양이 기본 탑재되어 상품성이 강화된 점도 잔존 가치를 방어하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