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코리아,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 개발 기간 24개월로 단축 선언. 글로벌 플랫폼과 국내 협력사 시너지가 핵심 비결.
단순한 속도전이 아닌 품질과 상품성까지 확보. 차세대 크로스오버 ‘필랑트’로 새로운 시장 공략에 나선다.
자동차 시장의 패러다임이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이제는 성능과 디자인을 넘어, 얼마나 빨리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는 신차를 내놓느냐가 브랜드의 생존을 좌우하는 시대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르노코리아가 ‘2년 신차 개발’이라는 파격적인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들의 전략은 크게 세 가지 축, 즉 검증된 글로벌 플랫폼, 국내 협력사와의 공조, 그리고 소프트웨어 중심 개발(SDV) 전환으로 요약된다. 과연 르노코리아는 어떻게 3~4년이 소요되던 개발 기간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었을까.
속도와 품질 두 마리 토끼를 잡다
르노코리아의 2년 개발 체계는 무작정 기간만 줄이는 속도전이 아니다. 핵심은 르노 그룹이 이미 검증을 마친 글로벌 플랫폼과 기술 자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데 있다. 이는 신차 개발의 초기 설계 단계를 획기적으로 단축시켜 개발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를 낳는다.
여기에 국내 유수의 부품 협력사들과 개발 초기부터 긴밀하게 협력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부품 국산화와 현지 시장 맞춤형 최적화를 동시에 진행하며 개발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이는 르노코리아가 단순 생산기지를 넘어 연구개발 허브로서의 역할을 강화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24개월의 결과물 그랑 콜레오스
이러한 전략의 첫 결과물이 바로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다. 통상 3년에서 4년이 걸리는 동급 SUV 개발 기간을 약 24개월 만에 완료하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단순히 빨리 만든 차가 아니다. 그랑 콜레오스는 최신 하이브리드 E-테크 파워트레인과 오픈R 파노라마 디스플레이, 30여 개에 달하는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등 최신 기술을 대거 탑재했다. 짧은 개발 기간에도 불구하고 상품성과 기술적 완성도를 놓치지 않겠다는 방향성을 명확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새로운 도전 크로스오버 필랑트
르노코리아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후속 모델로 준비 중인 ‘필랑트’는 SUV의 공간 활용성과 세단의 주행 감각을 결합한 크로스오버 모델이다. 이는 변화하는 소비자의 취향을 정조준한 전략적 선택이다.
특히 필랑트는 제품 기획 단계부터 사용자 경험(UX) 설계를 병행하는 고도화된 개발 방식을 적용한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완성해 나가는 이러한 접근은 르노코리아의 개발 체계가 한 단계 더 진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소프트웨어가 정의하는 자동차의 미래
르노코리아가 강조하는 또 다른 축은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과 무선 업데이트(OTA) 구조다. 이제 자동차는 출고 시점의 성능이 끝이 아니라, OTA를 통해 지속적으로 기능이 개선되고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스마트 기기로 변모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차량의 수명 주기 전반에 걸쳐 경쟁력을 유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 물론 소프트웨어 의존도가 높아지는 만큼, 사이버 보안과 OTA 시스템의 안정성 확보는 새로운 과제로 떠오른다. 속도와 완성도를 모두 잡기 위한 르노코리아의 고민이 깊어지는 지점이다.
결론적으로 르노코리아의 2년 신차 개발 체계는 글로벌 자원과 국내 역량을 결합해 개발 효율을 극대화하려는 산업적 실험이다. 그랑 콜레오스를 통해 그 가능성을 입증했으며, 필랑트를 통해 연속성을 보여주고자 한다. 이들의 파격적인 행보가 국내 자동차 시장에 어떤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지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