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그십 세단 K9, 하이브리드 심장 달고 부활 노린다

해외선 볼보 이겼지만 국내선 외면… 파격 조건 내건 기아의 승부수

기아9 / 사진=Kia


기아의 플래그십 라인업인 K9과 EV9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누적 판매량은 각각 수백 대 수준에 그치며 자존심을 구겼다. 업계에서는 높은 가격과 하이브리드 모델의 부재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그러나 기아는 이대로 물러서지 않을 기세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도입과 파격적인 할인, 그리고 브랜드 이미지 재정립이라는 세 가지 카드를 동시에 꺼내 들었다. 과연 이 승부수는 침체된 판매량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단종설 돌던 K9, 하이브리드 심장은 부활의 신호탄 될까



EV9 / 사진=KIA


지금까지 K9이 외면받았던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바로 아쉬운 연비였다. V6 3.8 자연흡기와 3.3 가솔린 터보 엔진 라인업은 뛰어난 성능에도 불구하고 효율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선택지에서 멀어졌다.

이에 기아는 쏘렌토와 카니발에서 이미 검증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K9에 이식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하이브리드 모델이 출시된다면 복합 연비 10km/L 초반대를 확보, 제네시스 G80과 그랜저 사이의 틈새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단종설까지 돌았던 K9의 화려한 부활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해외 호평에도 국내선 주춤, 파격 할인이 정답일까



기아9 / 사진=Kia


반면 전기 SUV인 EV9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해외에서는 독일 아우토빌트 비교 평가에서 볼보 EX90을 제치고, 캐나다 올해의 차로 선정되는 등 호평이 쏟아졌다. 하지만 정작 안방인 국내 시장에서는 판매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부족한 충전 인프라와 8천만 원에 육박하는 가격 저항선, 그리고 곧 출시될 형제차 현대 아이오닉 9의 존재가 부담으로 작용했다. 결국 기아는 ‘가격’이라는 가장 강력한 카드를 꺼냈다.

2025년형 K9을 기준으로, 재고 할인과 각종 혜택을 더하면 최대 690만 원까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이 경우 실구매가는 5천만 원 후반대까지 내려가 그랜저 최상위 트림 구매를 고려하던 소비자까지 흡수할 수 있는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여기에 저금리 할부 프로그램도 힘을 보탠다. 선수율 1% 이상만 내면 한국은행 기준금리에 연동되는 3.5%대 이자로 구매 부담을 낮췄다. 고금리 시대에 신차 구매를 망설이던 직장인이라면 솔깃할 만한 조건이다.

기아의 이번 전략은 단순한 판매량 회복을 넘어선다. 시흥 플래그십 스토어 같은 공간을 통해 고객이 직접 소재를 만져보고 경험하는 감성 마케팅을 강화하며, ‘가성비’ 브랜드를 넘어 ‘럭셔리’ 브랜드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수익성 높은 대형 모델의 판매 비중을 늘려야 하는 기아에게 K9과 EV9의 성공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