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백 3.9초의 압도적인 성능, 하지만 이 차의 진짜 매력은 따로 있었다.
포르쉐 파나메라와 경쟁하는 BMW의 마지막 8기통 로망, 1억 5천만 원의 가치는 충분할까.
따스한 5월의 도로 위, 묵직한 배기음과 함께 시선을 사로잡는 차가 있다.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운전의 즐거움을 극대화한 모델이다. BMW가 국내에 선보인 새로운 플래그십 쿠페는 강력한 V8 엔진과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는 럭셔리 감성, 그리고 운전자를 몰입시키는 압도적인 주행 성능을 모두 담아냈다.
전동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점차 사라져가는 내연기관의 마지막 불꽃과도 같은 이 차는 과연 어떤 매력을 품고 있을까. 그 주인공은 바로 ‘M850i xDrive 그란 쿠페 M 퍼포먼스’다. 이번 모델은 단순한 연식 변경이 아닌, 핵심 사양을 대폭 강화해 돌아왔다.
단순한 숫자를 넘어선 V8 엔진의 가치
모두가 전기를 이야기할 때, BMW는 왜 8기통 가솔린 심장을 다시 꺼내 들었을까. 이 차의 심장부에는 최고출력 530마력, 최대토크 76.5kg·m를 뿜어내는 M 트윈파워 터보 V8 가솔린 엔진이 탑재됐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3.9초 만에 도달하는 가속력은 웬만한 슈퍼카를 위협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 엔진의 진짜 가치는 단순히 숫자에 있지 않다. 점차 사라져가는 대배기량 내연기관의 풍부한 회전 질감과 웅장한 사운드는 그 자체로 특별한 경험을 만든다.
일상과 트랙을 넘나드는 주행 성능의 비밀
강력한 힘을 가졌다고 해서 다루기 어려운 야생마는 아니다. BMW의 정교한 섀시 제어 기술이 그 힘을 온전히 노면으로 전달한다. 기본으로 장착된 어댑티브 M 서스펜션 프로페셔널은 노면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감쇠력을 조절한다.
여기에 뒷바퀴 조향을 돕는 인테그랄 액티브 스티어링과 M 스포츠 디퍼렌셜이 더해져 거대한 차체에도 불구하고 날카로운 코너링이 가능하다. 만약 당신이 주말 아침, 한적한 와인딩 로드를 달린다면 이 차가 선사하는 짜릿한 피드백에 감탄하게 될 것이다. 일상 주행의 편안함과 트랙에서의 역동성을 모두 잡았다.
운전자를 배려한 럭셔리 감성의 실내 공간
겉모습만 화려한 것이 아니다. 실내는 운전자와 탑승객을 위한 세심한 배려로 가득하다. 기존 다기능 시트 대신 적용된 M 스포츠 시트는 격렬한 주행 중에도 몸을 안정적으로 지지해 준다.
또한 BMW 인디비주얼 풀 레더 메리노 가죽이 실내 곳곳을 감싸고 있어 시각적, 촉각적 만족감을 동시에 제공한다. 하이엔드 오디오인 바워스 앤 윌킨스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은 이동하는 시간을 콘서트홀의 감동으로 채운다.
이 모든 가치를 누리기 위한 가격은 1억 4,970만 원(블랙 인테리어 기준)부터 시작한다. 투톤 가죽 옵션을 선택하면 1억 5,190만 원이다. 경쟁 모델인 포르쉐 파나메라, 메르세데스-AMG GT 4도어 등과 비교하면 풍부한 기본 사양을 고려했을 때 충분히 경쟁력 있는 가격이라는 평가다.
BMW M850i 그란 쿠페는 실용적인 4도어 구성에 슈퍼카급 성능, 그리고 감성적인 마감까지 더해 고성능 럭셔리 세단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대안이 될 것이다. 사라져가는 V8 엔진의 낭만을 마지막으로 소유할 기회일지도 모른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