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카니발, 토요타 알파드와는 전혀 다른 노선을 걷는 프리미엄 미니밴의 등장
3세대 e-Power 하이브리드와 최신 e-4ORCE 사륜구동 시스템으로 무장, 주행 질감까지 잡았다
2026년 5월, 국내 미니밴 시장은 기아 카니발이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토요타 알파드가 프리미엄 수요를 흡수하는 구도가 익숙하다. 바로 이 시장에 15년 만에 완전변경된 닛산의 플래그십 미니밴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단순한 세대 교체가 아닌, 닛산의 자존심을 건 모델이다. 이 차는 독특한 디자인과 하이엔드 라운지 콘셉트의 실내, 그리고 진보한 e-Power 시스템을 앞세워 기존 강자들과의 정면 승부를 예고한다.
닛산의 4세대 엘그란드가 2026년 여름 공식 출시를 앞두고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재팬 모빌리티 쇼 2025에서 최초 공개된 이 모델은 프리미엄 미니밴 시장의 판도를 바꿀 ‘새로운 카드’로 주목받는다. 과연 엘그란드는 카니발과 알파드 사이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할 수 있을까.
디자인, 단순한 미니밴이 아님을 증명하다
미래지향적이라는 표현이 이보다 잘 어울릴 수 있을까. 신형 엘그란드의 외관은 닛산의 콘셉트카 ‘하이퍼 투어러’의 디자인 언어를 그대로 물려받았다. ‘타임리스 재패니즈 퓨처리즘’을 바탕으로, 일본 전통 격자무늬인 ‘쿠미코’ 패턴을 재해석한 전면 그릴은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는 단순히 크기만 큰 미니밴이 아니라는 선언처럼 보인다.
가로로 길게 뻗은 LED 주간주행등과 모듈형 헤드램프는 차갑고 세련된 인상을 완성한다. 측면은 투톤 컬러와 날렵한 캐릭터 라인으로 자칫 둔해 보일 수 있는 차체에 역동성을 부여했다. 전체적인 실루엣은 가족용 미니밴을 넘어 의전용으로도 손색없는 프리미엄 이동 수단으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한다.
핵심은 2열, 하이엔드 라운지를 품었다
진정한 프리미엄의 가치는 실내 공간에서 판가름 난다. 엘그란드는 이 점을 정확히 파고들었다. 운전석에는 14.3인치 듀얼 디스플레이가 자리해 첨단적인 분위기를 이끌고, 22개 스피커의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이 몰입감을 더한다. 하지만 이 차의 진짜 핵심은 단연 2열 공간이다.
마치 무중력 상태에 있는 듯한 편안함을 제공하는 릴렉션 시트와 전동식 레그 레스트는 장거리 이동의 피로를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만약 당신이 온 가족이 편안하게 이동할 프리미엄 미니밴을 고민하고 있다면, 이 차의 등장은 반가운 소식이 될 수 있다. VIP 의전 수요부터 가족 단위의 레저 활동까지 모두 아우르려는 닛산의 전략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e-Power, 전기차에 가까운 주행감을 구현하다
조용한 실내에서 편안함만 추구하는 차가 아니다. 신형 엘그란드의 파워트레인은 3세대 e-Power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중심을 잡는다. 1.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은 발전에만 관여하고, 실제 구동은 오직 전기 모터가 담당하는 직렬형 하이브리드 방식이다. 덕분에 전기차와 유사한 부드러운 가속감과 뛰어난 정숙성을 자랑한다.
여기에 닛산 최초로 업데이트된 사륜구동 시스템 ‘e-4ORCE’가 결합된다. 전륜과 후륜의 토크를 실시간으로 제어해 눈길이나 빗길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을 돕고, 가감속 시 차체 흔들림을 최소화한다. 공간 활용성을 넘어 주행 질감까지 중요하게 생각하는 운전자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다.
15년의 기다림 끝에 돌아온 엘그란드는 프로파일럿 2.0과 같은 최신 주행 보조 시스템까지 갖추며 상품성을 완성했다. 아직 구체적인 가격과 국내 출시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2026년 여름 일본 출시 소식만으로도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카니발과 알파드로 양분된 프리미엄 미니밴 시장에 엘그란드가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지켜볼 일이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