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8 엔진에 전기모터 3개를 더한 이유, 단순한 성능 향상 그 이상을 노렸다

고속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을 완성하는 공기역학 설계와 최첨단 제어 시스템

페라리 849 테스타로사 스파이더 / 사진=페라리


이탈리아 고성능 브랜드 페라리가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새로운 오픈톱 모델을 선보였다. 상징적인 SF90 스파이더의 뒤를 잇는 ‘849 테스타로사 스파이더’다. 이번 신차는 단순한 세대교체를 넘어 페라리의 기술적 지향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핵심은 세 가지다. 진화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기술, 과거의 유산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디자인, 그리고 극한의 공기역학 설계다. 과연 페라리는 오픈톱 모델의 한계를 어떻게 넘어섰을까.

새로운 스파이더의 외관은 1970년대 내구 레이스를 지배했던 프로토타입 레이싱카에서 영감을 얻었다. 날카롭게 다듬어진 라인은 시각적 만족감을 넘어 고속 주행 시 차체를 안정시키는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그야말로 ‘기능이 형태를 결정한다’는 디자인 철학의 정수다.

페라리 849 테스타로사 스파이더 / 사진=페라리


V8 엔진에 전기모터 3개를 더한 이유는



1,000마력이 넘는 출력이 과연 도로에서 필요할까. 페라리의 대답은 명확하다. 파워트레인은 V8 트윈터보 가솔린 엔진(830cv)과 3개의 전기모터(220cv)를 결합해 총 시스템 출력 1,050cv를 뿜어낸다. 이전 모델보다 50cv 향상된 수치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는 단 2.3초, 시속 200km까지도 6.5초 만에 도달한다. 그야말로 경이로운 가속력이다. 하지만 도심에서는 eDrive 모드를 통해 전기모터만으로 조용히 움직이는 전륜구동 전기차로 변신하는 반전 매력도 갖췄다.

페라리 849 테스타로사 스파이더 / 사진=페라리


시속 250km에서도 도로에 붙어 달리는 비결



강력한 힘은 정교한 제어가 뒷받침될 때 비로소 의미가 있다. 페라리는 공기역학 설계에 모든 기술력을 쏟아부었다. 그 결과 시속 250km로 달릴 때 이전보다 25kg 증가한 총 415kg의 다운포스를 생성해 차체를 노면에 단단히 밀착시킨다.

여기에 최신 ABS 에보(Evo) 시스템과 6D 센서가 실시간으로 차량 움직임을 제어한다. 운전 실력에 자신이 없더라도, 이 차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데 큰 무리가 없다는 의미다. FIVE(Ferrari Integrated Vehicle Estimator) 시스템은 운전자의 숙련도와 관계없이 안정적이면서도 역동적인 주행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

페라리 고유의 접이식 하드톱(RHT)은 이 차의 정체성을 완성한다. 지붕을 닫으면 완벽한 쿠페가 되고, 열면 짜릿한 개방감을 만끽할 수 있다. 개폐에 걸리는 시간은 단 14초(시속 45km 이하)다.
시트 뒤편에는 정밀하게 설계된 윈드캐처가 있어 고속 주행 시에도 실내로 들이치는 바람을 효과적으로 막아준다.

트랙 마니아를 위한 특별한 선택지



만약 당신이 일반 도로를 넘어 트랙에서의 극한 주행까지 고려하고 있다면, ‘아세토 피오라노’ 패키지가 답이 될 수 있다. 이 패키지는 카본 파이버와 티타늄 같은 경량 소재를 아낌없이 사용해 기본 모델보다 무게를 약 30kg 덜어냈다.

후면에는 레이싱카 스타일의 트윈 윙 구조물이 추가돼 다운포스를 기존보다 3배 이상 높인다. 비앙코 체르비노와 로쏘 코르사 조합의 특별한 투톤 외장 색상도 선택할 수 있어 개성을 중시하는 이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다.

차량 가격은 영국 시장에서 스파이더 모델이 44만 파운드(약 7억 7천만 원) 이상으로 책정됐다. 이를 고려하면 국내 출시 가격은 7억 원대 중후반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압도적인 성능과 디지털화된 실내는 프리미엄 슈퍼카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낼 전망이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