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대표 준대형 세단, 부분변경 거치며 사전계약 신기록 달성
2억 원 훌쩍 넘는 독일 플래그십 세단도 계약 행렬 이어져
바야흐로 SUV 전성시대다. 실용성과 넓은 공간을 앞세운 SUV가 도로 위를 점령한 지 오래다. 이런 흐름 속에서 세단은 구시대의 유물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플래그십 세단 모델들이 사전계약 단계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화려한 부활을 알리고 있다. 정숙성과 고급감이라는 세단 고유의 가치가 다시금 주목받는 모양새다. 과연 어떤 모델들이 이런 반전을 이끌고 있을까.
하루 만에 1만 대, 신차급 변화가 통했다
국내 시장에서 그 반전의 주인공은 단연 현대차 그랜저다. 최근 공개된 부분변경 모델 ‘더 뉴 그랜저’는 사전계약 첫날에만 1만 대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역대 그랜저 부분변경 모델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기록이다.
단순한 연식 변경 수준을 넘어선 신차급 변화가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면부 그릴 디자인을 완전히 새롭게 다듬고, 한층 얇아진 램프류를 적용해 미래지향적인 인상을 완성했다. 전장 역시 5050mm로 길어져 존재감이 한층 뚜렷해졌다. 실내에는 17인치 대형 디스플레이와 인공지능(AI) 기반 음성 비서까지 탑재하며 첨단 감성을 극대화했다.
2억 넘는 가격도 장벽이 아니었다
수입차 시장의 분위기도 다르지 않다. ‘성공의 상징’으로 불리는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가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더 뉴 S-클래스’와 최상위 모델인 ‘더 뉴 마이바흐 S-클래스’는 사전계약 시작 단 4일 만에 1000대 계약을 넘어섰다.
놀라운 점은 가격이다. S클래스는 최대 2억 7000만 원, 마이바흐 S클래스는 4억 원에 육박하는 고가임에도 계약이 몰리고 있다. 벤츠는 이번 모델을 위해 약 2700개의 부품을 새롭게 개발하거나 재설계했으며, 최신 운영체제와 첨단 주행 보조 기능을 더해 플래그십 세단의 기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SUV 시대, 그럼에도 세단을 찾는 이유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왜 다시 세단으로 눈을 돌리는 걸까. 자동차 시장이 SUV 중심으로 재편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플래그십 세단이 가진 고유의 영역은 여전히 견고하다. SUV가 실용성과 공간 활용성으로 가족 단위 소비자를 공략한다면, 세단은 특유의 정숙성과 안락한 승차감, 고급스러운 디자인으로 승부한다.
만약 당신이 주말 레저 활동보다는 조용한 출퇴근길과 편안한 장거리 주행 경험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그 선택지는 자연스럽게 세단으로 향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랜저와 S클래스의 흥행은 세단 시장이 죽지 않았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준다”며 “첨단 기술과 럭셔리 감성을 강화한 플래그십 세단은 앞으로도 꾸준한 수요를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