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만 대 신화의 주인공 ‘폴로’, 순수 전기차로 재탄생했다.
MEB+ 플랫폼을 기반으로 공간과 주행거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전 세계에서 2,000만 대 이상 팔린 ‘해치백의 교과서’ 폴로가 새로운 심장을 달고 돌아왔다. 폭스바겐이 순수 전기차 ‘ID.폴로’를 공개하며 소형 전기차 시장의 판을 흔들 준비를 마쳤다. 이번 신차의 핵심은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한 설계, 주행 습관에 따라 고를 수 있는 배터리 이원화, 그리고 합리성을 앞세운 가격 경쟁력이다. 과연 ID.폴로는 내연기관 시절의 영광을 전동화 시대에도 이어갈 수 있을까.
작은 차체에서 어떻게 이런 공간이 나올까
기존 소형차의 좁은 공간에 실망한 경험이 있다면 ID.폴로는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 전기차 전용 MEB+ 플랫폼을 기반으로 설계된 덕분이다.
전체 길이는 4,053mm에 불과하지만, 휠베이스는 2,600mm까지 확보해 넉넉한 실내 공간을 만들어냈다.
진정한 변화는 트렁크에서 드러난다. 기본 적재 용량은 441L로, 내연기관 모델보다 약 25%나 넓어졌다. 2열 시트를 접으면 최대 1,240L까지 확장되어 유모차나 캠핑 장비도 무리 없이 실을 수 있다. 이는 소형 해치백의 한계를 뛰어넘는 실용성이다.
주행 스타일에 맞춰 배터리를 고른다
단순히 전기차라는 이름에만 그치지 않는다. 폭스바겐은 운전자의 생활 반경까지 세심하게 고려한 흔적이 엿보인다.
ID.폴로는 총 세 가지 파워트레인과 두 가지 배터리 옵션을 제공한다.
만약 당신이 주로 도심을 출퇴근하는 단거리 운전자라면 37kWh 용량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합리적이다. 1회 충전으로 최대 329km를 주행할 수 있다. 반면, 주말 장거리 여행을 즐긴다면 52kWh 니켈·망간·코발트(NMC) 배터리를 탑재한 155kW 모델이 제격이다. WLTP 기준 주행거리가 454km에 달한다.
충전 스트레스도 크게 줄였다. 초고속 DC 충전 시스템을 적용해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채우는 데 약 24분이면 충분하다. 잠깐의 휴식으로 다시 먼 길을 떠날 수 있게 된 셈이다.
첨단 기술로 채운 실내, 현대차와 정면 승부
겉모습만 바뀐 것이 아니다. 실내는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며 운전자를 맞이한다.
운전석에는 10인치 디지털 클러스터가, 중앙에는 13인치 대형 인포테인먼트 화면이 자리 잡아 주행 정보를 명확하게 전달한다.
복잡한 도심 주행을 돕는 ‘커넥티드 트래블 어시스트’와 같은 첨단 기능도 빠짐없이 챙겼다. 이는 폭스바겐이 단순히 ‘저렴한 전기차’가 아닌, ‘잘 만든 소형 전기차’를 목표로 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폭스바겐의 이러한 행보는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3 등 차세대 전기 해치백 모델과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한다. 해치백 명가가 선보인 실용적인 전기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관심이 쏠린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