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블랙’ 과감히 덜어내고 자연 소재 채워… ‘달리는 라운지’ 개념 제시
스마트폰으로 문 열고, 음악에 맞춰 조명 바뀌는 첨단 기술 탑재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아우디가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새로운 플래그십 SUV ‘2027 Q9’의 외관을 철저히 숨긴 채 실내 디자인부터 공개한 것이다. 이는 단순히 새로운 차를 선보이는 것을 넘어, 럭셔리의 기준을 바꾸겠다는 선언과도 같다. 아우디는 정교한 ‘실내 디자인’과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하는 ‘첨단 기능’을 통해 진정한 ‘프리미엄’이 무엇인지 질문을 던진다.
‘달리는 라운지’라는 개념 아래 탄생한 Q9의 내부는 기존 대형 SUV 시장의 강자인 벤츠 GLS나 BMW X7과는 궤를 달리한다. 시각적 화려함보다는 머무는 동안의 즐거움과 편안함에 집중했다. 자동차를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삶의 연장선에 있는 공간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아우디가 Q9을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번쩍이는 플라스틱 대신 왜 원목을 택했을까
기존 고급차 인테리어의 상징과도 같았던 소재가 있다. 바로 ‘피아노 블랙’으로 불리는 하이글로시 플라스틱이다. 하지만 아우디는 Q9에서 이 소재를 과감히 덜어냈다. 빛 반사가 심하고 지문이 쉽게 묻어 관리가 어렵다는 단점을 정면으로 돌파하기 위한 혁신적인 결단이었다.
그 빈자리는 자연의 결이 살아있는 천연 원목과 고급 패브릭이 채웠다. 화려함 대신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공간을 완성했다. 이는 단순히 보기 좋은 차를 넘어, 진정한 휴식을 원하는 3050세대 소비자들에게 ‘진정한 럭셔리’로 다가가는 지점이다. 매일 타는 차 안에서만큼은 온전한 편안함을 누리고 싶은 이들의 마음을 정확히 읽어냈다.
단순한 이동을 넘어 오감을 만족시키는 첨단 기술
실내 소재의 변화가 전부는 아니다. Q9에는 아우디 역사상 처음으로 도입된 지능형 자동문 시스템이 탑재됐다. 스마트폰 앱이나 도어 핸들을 가볍게 터치하는 것만으로 문을 열 수 있다. 차에 타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문이 부드럽게 자동으로 닫힌다. 장거리 운행이 잦은 운전자라면 한 번쯤 상상해 봤을 법한 기능이다.
포르쉐 타이칸의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파노라마 루프 역시 감탄을 자아낸다. 버튼 하나로 유리의 투명도를 자유자재로 조절하며 완벽한 개방감을 제공한다. 여기에 84개의 LED 조명이 드라이브 모드나 음악에 맞춰 30가지 이상의 색상으로 실내를 물들이며 특별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청각적 경험도 놓치지 않았다. 실내 곳곳에 배치된 22개의 고출력 스피커는 1,300와트의 압도적인 사운드를 뿜어낸다. 특히 시트에 내장된 진동 소자가 저음의 타격감을 온몸으로 전달하는 4D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은 음악 감상의 차원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AI가 현재 재생 중인 음악 앨범 아트의 색상을 분석해 실내 조명과 동기화하는 기능은 감성 디테일의 정점이다.
아직 외관 디자인과 파워트레인 사양은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혁신적인 인테리어만으로도 시장의 판도를 바꿀 만한 잠재력을 충분히 입증했다. 수입 플래그십 SUV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던 경쟁사들 역시 아우디의 도발적인 변화에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는 상황이다. 독일 3사 간의 플래그십 SUV 경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