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성능·옵션에도 선뜻 지갑 못 여는 결정적 이유
‘수리 대기 2달’ 현실화되나…직장인 운전자 고민 깊어지는 까닭
프리미엄 전기 SUV 시장에 또 하나의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했다. 볼보의 기술력을 품은 지커 7X가 그 주인공이다. 뛰어난 성능과 풍부한 옵션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하지만 화려한 스펙 뒤에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그림자가 존재한다.
차량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단순히 가격과 성능에만 있지 않다. 특히 수입 전기차의 경우, 사후관리 문제가 구매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기도 한다. 지커 7X 역시 AS 인프라, 부품 수급, 그리고 중고차 가치라는 세 가지 현실적인 과제를 안고 있다. 과연 이 차는 한국 시장의 높은 눈높이를 만족시킬 수 있을까.
AS 인프라, 왜 가장 먼저 거론되나
차량 자체의 상품성이 아무리 뛰어나도, 고장이 났을 때 바로 고칠 수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지커 7X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 지점에 있다. 현대 블루핸즈나 기아 오토큐처럼 전국 어디서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정비망에 익숙한 국내 소비자들에게 지커의 AS 인프라는 아직 물음표다.
전국 단위 서비스센터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사는 곳에 따라 정비 편의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간단한 점검은 차치하더라도, 사고 수리나 핵심 부품 교체가 필요한 상황이 닥치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부품 수급이 늦어져 서비스센터에 한두 달씩 차를 맡겨야 하는 상황은 상상만으로도 아찔하다.
매일 차로 출퇴근해야 하는 직장인이라면 이런 수리 지연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생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가족과의 중요한 약속이나 여행 계획이 수리 문제로 어그러지는 경험을 하고 싶은 운전자는 없을 것이다.
볼보 기술력도 못 막는 인식과 중고차 가치
지커 7X가 볼보와 같은 지리 그룹 산하 브랜드이며 기술력을 공유한다는 점은 분명한 신뢰 요소다. 하지만 ‘중국산 브랜드’라는 인식과 사후관리 불안감이 이 장점을 상쇄할 수 있다. 국내 소비자들이 아직 낯선 브랜드에 수천만 원을 지불한 뒤 제대로 된 관리를 받을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과거 테슬라가 국내 진출 초기에 겪었던 시행착오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당시 테슬라는 혁신적인 성능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서비스센터와 부품 수급 문제로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다. 지커 7X 역시 이런 초기 수입 전기차의 성장통을 피해 가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러한 우려는 단순히 수리 불편에서 끝나지 않는다. 사후관리망이 불안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중고차 시장에서 가치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나중에 팔 때 제값을 받을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차량을 구매하는 모든 소비자의 공통된 고민이다. 결국 AS 인프라 문제는 잠재적인 금전적 손실, 즉 감가상각 리스크로 직결된다.
지커 7X는 차량의 매력과 별개로 정비망, 부품 공급, 중고차 가치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모델이다. 좋은 차의 기준은 이제 성능을 넘어, 문제가 생겼을 때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으로 일상에 복귀할 수 있느냐로 확장됐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