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로산게 쏙 빼닮은 디자인” 中 럭시드 RX, 디자이너 두고 진실 공방
중국 전기차 시장에 또 한 번 디자인 논란이 불붙었다. 화웨이와 체리가 손잡고 내놓은 신형 전기 SUV가 그 중심에 섰다. 문제는 ‘페라리 푸로산게’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을 넘어, 그 차를 설계했다는 디자이너의 정체를 두고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페라리 본사까지 직접 나선 이 논란의 전말은 무엇일까.
논란의 주인공은 중국 체리와 화웨이의 합작 브랜드 럭시드(Luxeed)가 공개한 신형 전기 SUV ‘RX’다. 럭시드는 이 차를 단순한 SUV가 아닌 ‘FUV(Fashion Utility Vehicle)’로 소개하며 디자인과 라이프스타일 요소를 전면에 내세웠다.
공개 직후부터 온라인에서는 페라리 최초의 SUV인 푸로산게와 닮았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길고 낮은 차체 비율과 날렵하게 파고드는 헤드램프, 공격적인 형상의 범퍼까지 유사한 부분이 한두 곳이 아니다.
페라리 푸로산게가 떠오르는 디자인, 무엇이 닮았나
단순히 분위기만 비슷한 수준이 아니다. 특히 측면에서 뒤로 갈수록 유려하게 떨어지는 실루엣은 푸로산게의 핵심적인 디자인 특징과 매우 흡사하다. 후면에는 최근 중국 프리미엄 전기차들이 즐겨 사용하는 일체형 LED 라이트바를 적용해 미래적인 인상을 더했다.
성능 역시 만만치 않다. 럭시드 RX는 전장 5020mm, 휠베이스 3000mm의 대형 SUV 크기를 갖췄다. 기본 후륜구동 모델은 최고출력 372마력을, 상위 모델인 듀얼 모터 사륜구동 시스템은 합산 총출력 586마력의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만약 당신이 수억 원대 슈퍼카 브랜드의 SUV와 닮은 디자인에 강력한 성능을 갖춘 전기차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럭시드는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들고 있다.
럭시드의 폭탄선언, 페라리는 왜 디자이너의 이름을 물었나
하지만 시장의 관심은 차량의 성능보다 개발 배경으로 쏠렸다. 럭시드 측 관계자가 RX가 “전직 페라리 수석 디자이너의 작품”이라고 주장하면서부터다. 이 한마디가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페라리 측이 즉각 반응했다. 중국 내 페라리 홍보 책임자는 SNS를 통해 “해당 디자이너의 이름을 공개해달라”고 요구하며 “현재까지 페라리 수석 디자이너 중 회사를 떠난 사람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럭시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전직 디자이너의 소속과 직책을 명확히 밝히면 될 일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해당 디자이너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럭시드가 ‘페라리’라는 브랜드의 명성을 이용한 노이즈 마케팅을 펼치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는 해외 유명 모델의 디자인을 차용하는 사례가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과거보다 기술적 완성도는 높아졌지만, 독창성 부재라는 꼬리표는 여전히 떼어내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번 럭시드 RX 논란 역시 중국 자동차 산업이 풀어야 할 숙제를 명확히 보여준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