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형 패밀리카 이미지 벗고 V6 오프로더로 변신한 진짜 이유

국산 SUV 강자 팰리세이드, GV80과 지향점이 완전히 다른 까닭

국내 대형 SUV 시장의 전통 강자 포드 익스플로러가 대대적인 부분변경을 거쳐 돌아왔다. 이번 복귀의 핵심은 단순히 얼굴을 바꾼 것을 넘어, 국내 시장에 처음으로 ‘트레머’라는 오프로드 전문 트림을 선보였다는 점이다. 성공의 관건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

강력한 V6 엔진의 성능, 본격적인 오프로드 주행을 위한 하드웨어, 그리고 8,850만 원이라는 가격표를 국산 경쟁차 사이에서 어떻게 설득해낼 것인지가 시장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

과거 익스플로러는 편안한 도심형 패밀리카의 대명사였다. 하지만 현대 팰리세이드의 등장과 제네시스 GV80의 프리미엄 시장 공략으로 인해 설 자리가 애매해진 것이 현실이었다. 포드가 내놓은 해법은 경쟁의 축을 옮기는 것이었다. 똑같은 도심형 SUV 시장에서 경쟁하기보다, 미국 본토의 거친 야성을 그대로 이식한 트레머 트림으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팰리세이드에는 없는 V6 엔진을 얹은 이유



다운사이징이 대세인 시장 흐름과 정반대의 선택이다. 익스플로러 트레머는 3.0L V6 에코부스트 터보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최고 출력 406마력, 최대 토크 57.0kg·m라는 강력한 힘을 자랑한다. 이는 국산 동급 SUV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수준의 성능이다.

단순히 엔진만 강력한 것이 아니다. 자동 10단 변속기와 지능형 사륜구동 시스템이 맞물려 2.2톤에 달하는 거구를 5초대에 시속 100km까지 밀어붙인다. 이러한 고출력 세팅은 캠핑용 카라반이나 보트처럼 무거운 피견인차를 끌어야 하는 소비자들을 정조준한다.

엔진의 힘을 뒷받침하는 하체 구성도 주목할 만하다. 트레머는 일반 모델보다 지상고를 약 2.5cm 높인 오프로드 전용 서스펜션을 장착했다. 여기에 진흙이나 자갈길에서 접지력을 높이는 브리지스톤 듀얼러 올터레인(AT) 타이어와 차체 하부를 보호하는 스키드 플레이트까지 순정으로 갖췄다. 별도의 튜닝 없이 곧바로 험로 주행이 가능한 구성이다.

8850만원 가격표가 GV80과 경쟁하는 방식



가장 큰 허들은 단연 8,850만 원이라는 가격이다. 국산 최고 인기 모델인 팰리세이드 풀옵션 모델과 비교하면 3,000만 원 가까이 비싸다. 가격대가 겹치는 제네시스 GV80과는 추구하는 가치가 완전히 다르다.

GV80이 고급스러운 마감재와 정숙성을 바탕으로 ‘도심형 프리미엄’을 내세운다면, 트레머는 ‘아웃도어 활용성’과 ‘미국식 정통 SUV 감성’에 비용을 지불하는 모델이다. 만약 매주 무거운 카라반을 끌고 험지로 떠나거나, 튜닝 없이 순정 상태의 강력한 견인력이 필요한 소비자라면 이 차의 가치는 달라진다.

실내 공간은 2열 독립식 캡틴 시트를 적용한 6인승 구조로 패밀리카로서의 가치도 놓치지 않았다. 13.2인치 터치스크린과 구글 빌트인 시스템은 쾌적한 인포테인먼트 환경을 제공한다. 하지만 계약 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단점도 명확하다. 복합 연비는 8.1km/ℓ 수준이며, 도심 정체 구간에서는 5~6km/ℓ대까지 떨어질 수 있어 유류비 부담이 상당하다. 또한 한국형 순정 내비게이션이 없어 스마트폰 연동이 필수적인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결론적으로 2026 포드 익스플로러 트레머는 모두를 위한 차가 아니다. 평범한 출퇴근용 대형 SUV를 찾는 이에게는 과한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강력한 V6 엔진의 견인력과 순정 오프로드 성능이라는 확실한 무기는 팰리세이드나 GV80이 채워주지 못하는 특정 수요층에게는 거부하기 힘든 대안이 될 것이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