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전기차 전략 접었다…하이브리드·EREV 동시 출격
한 번 주유로 1000km 주행? 북미 겨냥한 비장의 무기까지
제네시스가 순수 전기차 중심의 전동화 로드맵을 전면 수정했다. 당초 계획에 없던 하이브리드와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카드를 동시에 꺼내든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핵심은 시장 변화에 대한 발 빠른 대응이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하이브리드 강세라는 시장 흐름 속에서 제네시스는 새로운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그 첫 번째 주자로 브랜드의 핵심 볼륨 모델인 GV70이 지목되면서, 렉서스를 포함한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와의 경쟁 구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제네시스가 순수 전기차 계획을 바꾼 이유
예상보다 더딘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제네시스의 전략 수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북미와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전기차 수요 증가세는 둔화한 반면,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량은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경쟁 브랜드의 움직임에서도 확인된다. 렉서스는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중심으로 높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으며,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전동화 전환 속도를 조절하며 하이브리드 모델을 강화하는 추세다. 제네시스 역시 시장의 요구에 맞춰 라인업 다변화가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GV70에 360마력 하이브리드 심장이 달린다
제네시스의 첫 하이브리드 모델로는 GV70이 유력하다. 최근 유럽에서 관련 테스트 차량이 포착되면서 개발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목할 점은 엔진이다. 기존 1.6리터 터보가 아닌 차세대 2.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될 전망이다.
신형 전기모터와 전자식 사륜구동(e-AWD)을 결합해 시스템 총출력 360마력 이상을 목표로 한다. 이는 기존 2.5 가솔린 터보 모델(304마력)보다 강력한 성능이다. 연비 또한 약 30% 개선될 것으로 예상돼, 강력한 성능과 효율을 동시에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디자인은 최근 공개된 부분변경 모델을 기반으로 하이브리드 전용 디테일이 추가된다. 실내의 27인치 통합형 OLED 디스플레이와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 등 최신 사양도 그대로 적용된다.
한 번 주유로 1000km, 북미 시장 노린다
하이브리드와 함께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 EREV 모델도 개발 중이다. EREV는 엔진이 직접 바퀴를 굴리지 않고 오직 배터리 충전을 위한 발전기로만 사용되는 방식이다. 차량은 100% 전기모터의 힘으로만 움직인다.
GV70 EREV는 완전 충전 및 주유 시 최대 900~1000km에 달하는 주행거리를 확보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전기차의 정숙성과 강력한 초반 가속력은 그대로 누리면서 충전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특히 장거리 이동이 잦은 북미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평가된다.
제네시스가 하이브리드와 EREV 카드를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시킬 경우, 그동안 약점으로 꼽혔던 전동화 라인업을 단숨에 보강하며 프리미엄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전망이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