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보다 잘 팔리는데 생산 종료, 오너들 황당
전체 판매량 16% 급감 속 내연기관 후속은 2028년에나
포르쉐가 브랜드의 허리를 담당하던 핵심 모델의 단종을 결정했다. 주인공은 SUV 마칸의 가솔린 모델이다. 올해 상반기에도 전기차 모델보다 약 4,000대나 더 팔린 인기 모델이지만, 오는 7월을 끝으로 생산 라인에서 사라진다.
이 결정의 배경에는 포르쉐의 ‘전동화 전략’과 예상보다 차가운 ‘시장 반응’, 그리고 전반적인 ‘판매량’ 부진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가 얽혀있다. 잘 팔리는 차를 없애는 이례적인 상황에 시장은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전기차보다 잘 팔리는데 생산 종료하는 속사정
숫자는 포르쉐의 결정에 의문을 더한다. 올해 상반기 전 세계에서 팔린 마칸은 총 3만5,315대. 이 중 가솔린 모델은 1만9,695대로, 순수 전기 마칸(1만5,620대)을 훌쩍 뛰어넘는 실적이다.
그럼에도 포르쉐는 가솔린 마칸 생산을 중단하고 ‘마칸’이라는 이름을 전기차 전용 모델에만 사용하기로 못 박았다. 당분간 마칸 라인업은 순수 전기차로만 구성된다.
예상 빗나간 전동화 전략, 결국 수정에 들어갔다
이러한 결정은 당초 포르쉐의 예상이 빗나갔기 때문이다. 포르쉐는 전기 마칸이 기존 내연기관 모델의 수요를 자연스럽게 흡수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전 세계적인 전기차 수요 둔화 흐름을 피하지 못했다.
내연기관 SUV를 원하는 소비자 목소리가 여전히 크다는 사실을 확인한 포르쉐는 결국 전략을 수정했다. 아우디 Q5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가솔린 및 하이브리드 SUV 개발을 승인한 것이다. 다만 출시는 2028년 이후로 예정돼 있어 상당한 공백이 불가피하다.
포르쉐 실적 전반에 켜진 경고등
가솔린 마칸 단종은 포르쉐의 전반적인 판매 부진과도 무관하지 않다. 올해 상반기 포르쉐의 글로벌 판매량은 11만2,306대로, 전년 동기 대비 16%나 감소했다. 특히 중국 시장 판매는 32% 급감하며 타격을 키웠다.
다른 주력 모델도 상황이 좋지 않다. 카이엔은 9%, 파나메라는 38%, 전기차인 타이칸마저 25% 판매가 줄었다. 만약 지금 당장 포르쉐 매장에 간다면, 예전처럼 몇 년씩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모델이 많아진 셈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유일하게 스포츠카 911만이 전년 대비 19% 증가한 3만534대가 팔리며 브랜드의 자존심을 지켰다. 결국 포르쉐는 단기적인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전동화 전환이라는 장기 목표에 집중하는 길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