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주행거리 1,600km, 그랜저급 차체에 2,400만원대 시작가.
숫자만 보면 완벽해 보이지만, 국내 도입 시 반드시 확인해야 할 함정이 숨어있다.
중국에서 신형 준대형 세단이 출시 6일 만에 1만 대 계약을 돌파했다. 현대 그랜저와 맞먹는 크기에 리터당 29km에 달하는 연비, 2,400만 원대 시작 가격이라는 파격적인 조건 덕분이다.
주인공은 지리자동차의 갤럭시 스타샤인 8.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시스템을 탑재해 성능과 효율을 모두 잡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하지만 이 놀라운 숫자들을 국내 시장에 그대로 대입하기는 어렵다. 소비자들이 환호하기 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몇 가지 사실이 존재한다.
압도적인 연비와 주행거리, 기준이 다르다
스타샤인 8의 제원은 화려하다. 효율 중심의 EM-i 모델은 100km당 3.43L의 연료를 소모하며, 이를 환산하면 연비는 약 29km/L에 달한다. 배터리와 연료를 가득 채우면 최대 1,600km를 주행할 수 있다는 것이 제조사의 설명이다.
이는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공인 복합연비 16~17km/L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하지만 이는 중국 CLTC 기준으로, 국내 인증 기준과는 차이가 크다. 국내에 도입될 경우 연비와 주행거리 수치는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성능 중심의 EM-P 모델 역시 합산출력 381마력, 순수 전기 주행거리 130km(CLTC 기준)라는 인상적인 성능을 보여준다. 평소 출퇴근 거리가 길지 않다면 전기차처럼 운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랜저와 비슷한 크기, 가격표는 믿으면 안 된다
스타샤인 8의 전장은 5,018mm로, 5,035mm인 그랜저와 불과 17mm 차이다. 사실상 동급 크기로 봐도 무방하다. 실내에는 15.4인치 중앙 스크린과 23개 스피커, 상위 트림에는 라이다 센서 기반의 첨단 주행보조 시스템까지 탑재했다.
가장 큰 관심사는 단연 가격이다. 중국 현지 시작가는 우리 돈으로 약 2,420만 원. 그랜저급 차체와 PHEV 시스템, 풍부한 편의사양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수준이다.
그러나 이 가격표를 보고 섣부른 기대를 하는 것은 금물이다. 국내에 정식 출시될 경우 관세, 인증 비용, 물류비 등이 더해져 실제 판매 가격은 훨씬 높아질 수밖에 없다. 국내 출시 여부조차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출시는 결국 가격에 달렸다
지리 갤럭시 스타샤인 8은 뛰어난 제원과 공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중국 시장에서 성공적인 첫발을 내디뎠다. 숫자만 놓고 보면 국내 준대형 세단 시장의 판도를 흔들 잠재력도 충분해 보인다.
결국 관건은 ‘현실화’다. 국내 인증을 거친 실제 연비와 주행거리, 그리고 소비자들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최종 판매 가격이 공개되어야 비로소 그랜저의 대안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국내 소비자가 자신의 구매 목록에 이 차를 올릴지 여부는 전적으로 현지화된 가격표에 달려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