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딜러 5곳이 143곳으로, 단순 가격 경쟁이 아니었다
아토 3 하나로 시작해 픽업트럭, 고급 브랜드까지 라인업 확대 예고
중국 자동차 브랜드 BYD가 영국 시장 진출 3년여 만에 누적 판매 10만 대를 돌파했다. 일부 기존 브랜드가 수십 년에 걸쳐 이룬 성과를 단기간에 넘어선 것이다. 단순한 ‘저가 공세’만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성과다.
여기에는 낮은 가격 외에 촘촘하게 구축한 판매망과 빠른 신차 투입이라는 핵심 배경이 존재한다. 올해 상반기에만 약 3만 8,000대를 판매하며 누적 판매량의 3분의 1 이상을 채웠다. 이는 BYD가 영국 시장에서 초기 정착 단계를 지나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랐음을 시사한다.
가격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했던 이유
중국차에 대한 선입견을 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BYD는 판매망 확대를 통해 신뢰의 벽을 허물었다. 영국 진출 초기 5곳에 불과했던 딜러는 현재 전국 143개 거점으로 늘어났다.
소비자가 차량을 직접 보고 시승할 수 있는 물리적 접점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특히 전기차는 충전, 배터리 보증, 사후관리(AS)가 구매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촘촘한 판매 및 서비스 인프라는 신생 브랜드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작용했다.
만약 내 차에 문제가 생겼을 때 바로 수리를 맡길 곳이 없다면, 아무리 가격이 저렴해도 구매를 망설일 수밖에 없다. BYD의 전략은 이 지점을 정확히 파고들었다.
쉴 틈 없이 쏟아지는 신차가 시장을 바꿨다
단일 모델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았다. BYD는 2023년 3월 전기 SUV ‘아토 3’를 시작으로,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을 잇달아 투입하며 제품군을 10종까지 확대했다.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에 기민하게 대응한 결과다.
라인업 확대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앞으로 샤크 픽업트럭과 T7 SUV를 추가하고, 고급 브랜드 덴자의 Z9 GT까지 영국 시장 투입을 예고했다. 이는 단순히 저렴한 전기차를 넘어, 특정 목적을 가진 구매자와 프리미엄 시장까지 공략하겠다는 선언이다.
BYD의 성공은 중국차 전체의 신호탄
영국 시장에서 약진하는 중국 브랜드는 BYD뿐만이 아니다. 체리 그룹의 브랜드 제쿠 J7 역시 판매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시작 가격 2만 4,555파운드(약 4,700만 원)에 대형 화면과 운전자 보조 기능을 기본 탑재한 점이 주효했다.
제쿠 J7은 지난 6월에만 3,145대가 팔리며 영국 전체 신차 판매 7위를 기록했다. 올해 누적 판매량은 포드 푸마, 기아 스포티지에 이어 3위에 올랐다. BYD의 10만 대 돌파는 이제 중국차가 특정 시장에서 저가 대안을 넘어 주류로 자리 잡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유럽 완성차 업체들의 가격과 상품 전략에 더 큰 압박이 가해질 전망이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