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가격 2,398만 원, 기존 ‘가성비’ 트림이 사라진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기본 모델부터 10개 에어백과 커넥티드 기능이 탑재되며 상품성이 크게 달라졌다.
“조금 비싸더라도 기본 사양이 좋은 차가 낫지 않겠냐.” 최근 준중형 세단 구매를 고민하는 지인에게서 들은 말이다. 과거에는 가격이 최우선 기준이었지만, 이제는 안전과 편의 사양의 기본 구성이 차량 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현대자동차가 8세대 ‘디 올 뉴 아반떼’를 공개했다. 그런데 첫 가격표를 본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고개를 갸웃하는 반응이 나왔다. 시작 가격이 이전보다 꽤 오른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순한 가격 인상으로 보기에는 석연찮은 구석이 있다. 사라진 최하위 트림과 그 자리를 채운 새로운 기본 사양, 그리고 눈에 띄게 강화된 상품성 이면에는 제조사의 다른 계산이 깔려있다.
가장 저렴했던 트림은 왜 사라졌나
신형 아반떼의 가격표는 이전과 다른 기준점에서 시작한다. 기존 2,065만 원에 구매할 수 있었던 ‘스마트’ 트림이 사라지고, 2,398만 원의 ‘모던’ 트림이 엔트리 모델이 됐다.
가솔린 2.0 모델은 모던 2,398만 원, 프리미엄 2,771만 원, 인스퍼레이션 3,152만 원으로 책정됐다. 1.6 하이브리드 모델은 세제 혜택 적용 전 기준으로 모던 3,042만 원부터 시작한다.
결과적으로 시작 가격의 앞자리가 바뀌면서 비싸졌다는 인상을 주지만, 이는 트림 구성 전략이 근본적으로 바뀐 결과다. 현대차는 ‘깡통’ 모델을 없애고 기본 상품성을 대폭 끌어올리는 방향을 택했다.
준중형의 틀을 깬 차체와 안전 사양
달라진 상품성은 차체 크기와 안전 사양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다. 신형 아반떼는 전장 4,765mm, 전폭 1,855mm로 이전보다 한층 커졌다. 휠베이스 역시 2,750mm로 확보해 넉넉한 실내 공간을 기대하게 만든다.
안전 기준도 한 단계 높아졌다. 에어백은 기존 8개에서 10개로 늘었고, 초고장력 강판 적용 비율도 58.7%에 달한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안전 관련 사양이 트림에 상관없이 기본으로 제공된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상위 트림으로 가야만 누릴 수 있던 안전 사양을 기본화한 것이다. 이는 최근 옵션보다 안전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변화에 대응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내 편의장비, 더 이상 옵션이 아니다
실내 변화의 핵심은 ‘플레오스 커넥트’다. 12.9인치 또는 14.6인치 대화면 디스플레이를 기반으로 한 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전 트림에 기본으로 탑재됐다.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는 물론,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까지 지원한다.
파워트레인 성능도 소폭 개선됐다. 가솔린 2.0 모델은 최고출력 149마력, 최대토크 18.3kgf·m를 발휘한다. 1.6 하이브리드 모델은 시스템 총출력 157마력에 80~120km/h 추월 가속 성능이 약 17% 향상돼 실용 영역에서의 주행 만족도를 높였다.
기아 K3 후속 모델이나 한 체급 위인 중형 세단과 비교해도 기본 편의장비 구성은 신형 아반떼의 강력한 무기다. 예산을 최대한 아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오래 탈 차를 고르는 소비자에게는 매력적인 구성이다.
물론 하이브리드 모델은 아직 세제 혜택이 적용된 최종 가격이 나오지 않았다. 실제 계약을 앞두고 있다면, 최종 가격과 예상 출고 시점을 꼼꼼히 확인한 뒤 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가격표의 숫자보다 그 안에 담긴 구성의 변화를 읽어야 할 때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