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M, 중국 체리자동차와 PHEV SUV 공동 개발 본격화
자율주행·SDV 기술 협력으로 미래 모빌리티 시장 정조준
국내 중형 SUV 시장에 예상치 못한 변수가 등장했다. KG모빌리티(KGM)가 중국 체리자동차로부터 110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차세대 SUV 개발에 속도를 낸다. 단순 자금 수혈이 아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파워트레인을 포함한 핵심 기술 협력이 골자다.
이번 협력은 KGM의 오랜 숙원이던 전동화 전환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특히 국산 정통 오프로더의 명맥을 잇는 렉스턴 후속 모델에 중국의 기술이 접목된다는 소식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는 단순한 신차 출시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렉스턴 단종설 잠재운 1100억 원의 배경
KGM과 중국 체리자동차의 동맹은 구체적인 수치로 증명됐다. KGM은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체리자동차와 총 7500만 달러(약 1100억 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이미 지난 2024년 10월 플랫폼 라이선스 계약을 맺으며 협력의 초석을 다진 바 있다.
이번 투자는 ‘SE-10’이라는 프로젝트명으로 알려진 D+ 세그먼트 중형 SUV 공동 개발로 이어진다. 이 모델은 KGM 렉스턴의 유산을 잇는 후계작으로, 2.0L 가솔린 엔진 기반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시스템을 탑재한다. 출시 시점은 2027년 초로 예정됐다.
한동안 후속 모델 소식이 뜸해 단종설까지 돌았던 렉스턴이 중국 자본과 기술을 등에 업고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셈이다. 이는 고유가 시대에 효율적인 패밀리카를 찾는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한다.
단순 기술 제휴를 넘어선 한중 동맹의 속내
이번 협력에서 체리자동차의 역할은 단순 투자자에 그치지 않는다. 체리차는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 280만 대 중 약 134만 대를 해외에 수출하며 23년 연속 중국 승용차 수출 1위 자리를 지킨 거대 기업이다. 검증된 전동화 기술력이 KGM의 70년 SUV 제작 노하우와 만났다.
양사는 PHEV 파워트레인을 넘어 미래 모빌리티 기술 전반으로 협력 범위를 넓힌다. 최신 자율주행 기술과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구현을 위한 차세대 통합 전기·전자(E/E) 아키텍처 기술도 공동 개발 대상에 포함됐다.
결과적으로 KGM은 독자 개발에 따르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며 전동화 라인업을 단숨에 확보하게 됐다. 이는 경쟁이 치열한 국내 중형 SUV 시장에서 강력한 가격 경쟁력의 기반이 될 수 있다. 2027년 출시될 ‘SE-10’이 국산 패밀리 SUV 시장의 판도를 바꿀지 지켜볼 대목이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