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량 순위엔 없지만 차주 만족도는 최상위권. 그랜저, G80에 없는 독특한 매력이 구매 이유로 꼽혔다.

토요타 크라운 / 사진=토요타


판매량 순위가 차량의 모든 가치를 말해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상위권에 이름은 없지만, 실제 차주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높은 만족도를 기록하는 차들이 있다. 토요타 크라운이 바로 그런 경우다.

국산차와 독일 브랜드가 양분한 국내 준대형 세단 시장에서 크라운은 차주 평점 9.4점이라는 이례적인 기록을 세웠다. 높은 가격과 낯선 디자인에도 불구하고 구매자들은 성능과 효율성, 완성도에 후한 점수를 줬다.

단순히 ‘좋은 차’라는 평가 뒤에는 국산 경쟁 모델에서는 찾기 힘든 크라운만의 뚜렷한 장점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토요타 크라운 / 사진=토요타


세단과 SUV의 경계를 허문 디자인이 주효했다



16세대로 진화한 크라운은 전형적인 세단의 모습을 탈피했다. SUV처럼 지상고를 높인 크로스오버 스타일로 재탄생한 것이다. 4,980mm에 달하는 전장과 2,850mm의 휠베이스는 넉넉한 차체 크기를 보여준다.

이러한 설계 변화는 실용적인 장점으로 이어졌다. 일반 세단보다 높은 운전석 덕분에 타고 내리기가 수월하고, 전방 시야 확보에도 유리하다. 세단의 안락함과 SUV의 실용성을 동시에 원하는 소비자에게 크라운의 디자인은 매력적인 대안이 된다. 실제 차주 평가에서도 외관 디자인은 9.8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토요타 크라운 / 사진=토요타


연비와 성능, 두 가지 선택지를 모두 갖췄다



파워트레인은 두 가지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나뉜다. 효율성을 앞세운 2.5리터 자연흡기 하이브리드와 성능에 초점을 맞춘 2.4리터 듀얼 부스트 터보 하이브리드다.

2.5리터 모델은 시스템 총출력 239마력에 공인 복합연비 17.2km/L를 자랑한다. 특히 고속도로에서는 19km/L를 넘나드는 실연비를 기록하며 차주들의 만족감을 높였다. 반면 2.4리터 터보 모델은 348마력의 강력한 힘으로 시원한 가속감을 제공한다. 두 모델 모두 전자식 사륜구동(E-Four)이 기본 탑재돼 어떤 도로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가격표가 아닌 가치를 본 소비자들이 움직였다



크라운의 국내 판매 가격은 5,883만 원에서 6,845만 원 사이다. 국산 준대형 세단의 상위 트림과 직접 경쟁하는 가격대로, 선뜻 지갑을 열기엔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가격 이면의 가치를 봤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사륜구동 시스템, 토요타 브랜드의 높은 내구성 신뢰도, 그리고 뛰어난 연비가 그 이유다. 하이브리드 배터리 배치로 인한 트렁크 공간 협소, 다소 보수적인 센터페시아 디자인 같은 단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럼에도 흔치 않은 디자인과 잔고장 걱정 없이 오래 탈 수 있다는 점은 패밀리카를 찾는 이들에게 중요한 구매 포인트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크라운은 대중적인 인기보다 실질적인 만족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선택하는 대안으로 그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