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m 거구에 523마력, 800V 초급속 충전까지…
사전판매 23일 만에 1만대, 진짜 경쟁력은 따로 있었다
길이 5.5m, 무게 3톤이 넘는 거대한 미니밴이 등장했다. 연료를 가득 채우면 1,335km를 달릴 수 있다는 엄청난 주행거리를 앞세웠다. 순수 전기만으로도 최대 340km를 주행한다.
중국 HIMA가 내놓은 플래그십 MPV ‘마에스트로 V800’ 이야기다. 시작 가격만 76만 6,000위안, 우리 돈으로 약 1억 5,400만 원에 달하는 이 차는 단순한 가족용 차량을 넘어섰다. 높은 가격표와 압도적인 제원 뒤에는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다른 계산이 깔려있다.
523마력보다 놀라운 충전 속도의 비밀
압도적인 덩치와 달리 움직임은 날렵하다. 앞뒤 듀얼모터가 합산 최고출력 390kW, 약 523마력을 뿜어낸다. 3톤이 넘는 공차중량에도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5.7초 만에 도달한다.
하지만 이 차의 핵심은 단순 출력이 아니다. 1.5L 가솔린 엔진은 발전에만 관여하고 구동은 전적으로 모터가 책임지는 주행거리 연장형(EREV) 방식을 채택했다. 이는 65kWh 용량의 배터리와 800V 고전압 시스템의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선택이다.
제조사 발표에 따르면 6C 초급속 충전 기술로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채우는 데 불과 10.5분이 걸린다. 장거리 운행 중 충전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5.5m 거구가 골목길을 빠져나가는 방법
마에스트로 V800의 전장은 5,495mm, 휠베이스는 3,430mm에 이른다. 국내 대표 미니밴인 카니발보다 30cm 이상 길다. 이런 거구를 도심에서 운용하는 것은 상당한 부담일 수밖에 없다.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은 뒷바퀴 조향 시스템에서 찾을 수 있다. 뒷바퀴가 최대 12도까지 꺾이며 최소회전반경을 약 5.4m로 줄였다. 5.5m에 달하는 차를 좁은 주차장에서 다뤄야 하는 상황을 떠올려보면 이 기능의 가치는 더욱 분명해진다.
여기에 에어서스펜션과 전자제어 기술을 더해 주행 안정성을 높였다. 저속에서는 차가 사선으로 움직이는 ‘크랩워크’ 기능까지 지원하며, 거대한 차체에서 비롯되는 운전의 어려움을 기술로 극복했다.
가격표에 담긴 진짜 노림수는 따로 있었다
이 차의 실내는 단순한 이동 공간이 아닌 움직이는 라운지에 가깝다. 2열 독립시트는 열선과 통풍은 기본이고, 20포인트 마사지 기능까지 갖췄다. 천장에서는 41.6인치 프로젝션 화면이 내려오고, 최대 41개 스피커가 장착된 2,920W 오디오 시스템이 공간을 채운다.
7명이 모두 탑승해도 758L의 넉넉한 적재공간을 확보한 점은 가족용 MPV로서의 가치를 보여준다. 하지만 냉장·보온 수납함, 접이식 테이블 등은 VIP 의전 시장을 동시에 겨냥하고 있음을 명확히 드러낸다.
이러한 전략은 시장에서 즉각적인 반응을 얻었다. 사전판매 23일 동안 하위 모델인 V680과 합산 1만 대 이상 주문됐고, 이 중 V800의 비중이 80%에 달했다. 정식 출시 후 1시간 만에 2,115대의 확정 주문을 기록하며 높은 가격이 장벽이 되지 않음을 증명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