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00만원대 가격표가 부른 고민, 그랜저와 SUV가 자꾸 눈에 밟힌다

상품성은 충분하지만 지갑은 다른 곳으로…패밀리카 시장의 달라진 기류

쏘나타 디 엣지 실내
쏘나타 디 엣지 하이브리드는 뛰어난 상품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16인치 타이어 기준 19.4km/L에 달하는 공인 연비는 실사용자들 사이에서 20km/L를 쉽게 넘나든다는 후기로 입증된다.

정숙성과 승차감 역시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기대와 다르다. 지난 7월 국내 판매량은 4584대로, 같은 기간 8532대가 팔린 그랜저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단순히 차가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니다. 소비자들이 쏘나타를 구매 목록에 올렸다가 다른 차로 눈을 돌리게 만드는 몇 가지 분명한 이유가 시장에 존재한다.
쏘나타 디 엣지 하이브리드

3900만원대 가격표가 모든 고민의 시작이었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성능 자체는 나무랄 데 없다. 2.0리터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의 조합은 시스템 총출력 195마력을 내며 부드러운 주행 질감을 완성했다.
특히 장거리 운행이 잦다면 이 차의 진가가 드러난다. 고속도로에서 꾸준히 20km/L 이상을 기록하는 연비는 유류비 부담을 크게 덜어주는 요소다.

문제는 가격이다. 최상위 인스퍼레이션 트림은 세제 혜택 후에도 3979만원에 달한다. 이 예산이라면 소비자들의 선택지는 쏘나타 하나에 머물지 않게 된다.
쏘나타 디 엣지 하이브리드 측후면

결국 그랜저와 SUV가 발목을 잡았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다름 아닌 한 체급 위인 그랜저다. 지난 7월 그랜저 하이브리드 모델은 5618대가 팔리며 전체 판매량의 약 66%를 차지했다. 연비 좋은 세단을 찾는 수요가 쏘나타 대신 그랜저로 대거 이동한 것이다.

여기에 패밀리카 시장의 중심이 된 SUV의 공세도 거세다. 비슷한 가격대의 스포티지나 싼타페는 쏘나타가 따라올 수 없는 공간 활용성을 무기로 내세운다.
캠핑이나 차박 등 레저 활동이 보편화되면서 세단의 트렁크 공간은 한계가 명확해졌다. 연비의 장점만으로 SUV의 실용성을 넘어서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쏘나타 디 엣지 하이브리드 측면


현대차도 이런 상황을 인지하고 대응에 나섰다. 최근 3371만원짜리 실속형 ‘S 트림’을 추가하며 반전을 꾀했다. 12.3인치 클러스터, 내비게이션, 1열 통풍 시트 등 선호 사양을 넣으면서도 가격 인상을 억제한 전략이다.

하지만 트림 조정만으로 시장의 큰 흐름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잘 만든 차가 시장에서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가 되고 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