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프리미엄만 고집하던 리비안, 보급형 모델로 분기 신기록 달성

하지만 연간 목표는 그대로 유지, 숫자에 숨겨진 진짜 의미는



‘테슬라의 대항마’로 불렸지만 높은 가격 탓에 좀처럼 판매량을 늘리지 못했던 전기차 스타트업이 있었다. 리비안 이야기다. 반신반의하던 시장의 시선 속에서 이들이 최근 분기 역대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그 중심에는 ‘보급형’이라는 키워드가 자리 잡고 있다. 기존 R1S, R1T 같은 고가 모델만 고집하던 전략에 큰 변화가 감지된 것이다.

결국 가격이 시장의 반응을 바꿨다





리비안은 2026년 3분기, 차량 1만 9,751대를 생산하고 1만 9,248대를 고객에게 인도했다. 이는 회사 창립 이래 분기 최대 실적이며, 시장 예상치였던 약 1만 8,001대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이러한 성장의 일등 공신은 단연 지난 6월부터 출고를 시작한 중형 전기 SUV ‘R2’다. “좋은 차지만 너무 비싸다”는 기존 평가를 뒤집기 위해 내놓은 전략 모델이 시장에서 즉각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셈이다.

기존 모델들이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했다면, R2는 더 넓은 소비자층을 공략하며 판매량의 발판 역할을 해냈다.

신기록에도 연간 목표는 그대로인 이유



하지만 리비안은 연간 인도 목표치를 기존 6만 5,000~7만 대로 유지했다. 분기 신기록이라는 뚜렷한 호재에도 불구하고 연간 전망을 상향 조정하지 않은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아직 생산 확대와 공급망 안정성이 완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한 분기의 성공만으로 연간 생산 능력을 장담하기는 이르다는 회사의 보수적인 판단이 담겨있다. 실제 수익성을 포함한 구체적인 재무 실적은 10월 29일 발표될 예정이어서, 그때 리비안의 진짜 체력이 드러날 전망이다.

R2는 테슬라 모델 Y, 현대 아이오닉 5, 기아 EV6 등과 직접 경쟁하는 체급이다. 당장 국내 출시는 미정이지만, 미국 시장에서의 선전은 국내 전기 SUV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에게도 새로운 비교 대상을 제시한다.

결국 신생 전기차 브랜드가 살아남으려면 ‘최고의 차’보다 ‘적당한 가격의 괜찮은 차’가 먼저라는 시장의 법칙이 이번 리비안의 사례로 다시 한번 확인됐다. 이 흐름이 다음 분기에도 이어질지는 지켜볼 대목이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