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주행거리 151km 차이 때문만은 아니었다
2열 공간과 V2L, 주말 레저를 가르는 결정적 차이점
기아의 소형 전기 SUV, EV3를 두고 소비자들의 계산이 복잡해졌다. 평일 출퇴근과 주말 차박(차에서 숙박)이라는 두 가지 목적을 모두 만족시키려는 수요가 몰리면서다.
단순히 주행거리만 보고 선택하기엔 스탠다드와 롱레인지 모델의 가격 차이가 만만치 않다. 약 420만 원의 차액에 어떤 가치가 숨어 있는지, 실제 활용도를 중심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더 긴 주행거리보다 다른 사양이 훨씬 중요해지는 순간이 온다.
420만원 더 내면 주행거리 151km 늘어난다
롱레인지 모델을 선택하는 가장 표면적인 이유는 배터리 용량과 주행거리다. 스탠다드 모델(에어 트림 기준)은 세제혜택 후 3995만 원에 58.3kWh 배터리를 탑재해 350km를 주행한다.
반면 롱레인지는 4415만 원으로 420만 원 비싸다. 대신 81.4kWh 배터리로 1회 충전 시 501km(17인치 휠, 빌트인 캠 미적용 기준)까지 달릴 수 있다. 주행거리가 151km 늘어나는 셈이다.
만약 매일 이동하는 거리가 짧고 집이나 회사에 완속 충전 환경이 갖춰져 있다면 스탠다드 모델의 경제성이 돋보인다. 하지만 주말마다 장거리 이동이 잦거나, 정차 중 전력 사용이 많다면 420만 원을 투자해 롱레인지를 선택할 명분이 생긴다.
차박 만족도는 트림 선택에 달렸다
주말 레저, 특히 차박을 염두에 둔다면 주행거리 외에 다른 부분을 따져봐야 한다. EV3는 전장 4300mm의 소형 SUV지만, 2열 시트를 접어 차박 공간을 만들 수 있다. 6:4로 나뉘어 접히는 등받이와 높이 조절이 가능한 러기지 보드 덕분이다.
하지만 차박의 만족도를 결정짓는 핵심 사양은 따로 있다. 바로 실내에서 220V 가전제품을 쓸 수 있게 해주는 실내 V2L 기능이다. 이 기능은 에어 트림에서는 선택할 수 없고, 상위 트림인 어스부터 기본으로 적용된다.
즉, 501km를 달리는 4415만 원짜리 ‘에어 롱레인지’ 모델을 구매해도 차 안에서 전열 기구를 사용하기 어렵다. 차박이 주된 목적이라면 단순히 롱레인지 모델을 고르는 것을 넘어, 어스 트림 이상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월 충전비 7만원대, 전면 충전구는 아쉬움
실제 EV3를 운용하는 차주들의 반응은 현실적인 부분에 집중된다. 롱레인지(17인치) 기준 공인 복합전비는 5.4km/kWh. 이를 기준으로 연 2만km 주행 시 월평균 충전비는 약 7만 7000원(250원/kWh 기준)에서 10만 8000원(350원/kWh 기준) 수준이다.
쏘나타와 비교 후 EV3를 구매해 만족한다는 후기가 있는 반면, 주차 시 불편함을 유발하는 전면 충전구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주행 성능 외에 충전 동선 같은 사소한 부분이 실사용 만족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준다.
결국 EV3 선택은 자신의 생활 패턴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서 시작한다. 매일의 주행거리를 계산해 배터리 용량을 정하고, 주말에 차를 어떻게 활용할지 그려본 뒤 그에 맞는 공간과 장비(트림)를 고르는 것이 후회를 줄이는 방법이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