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서 드러난 FSD 안전성 논란, 제조사 데이터와 정부 검증 사이 공백

같은 모델Y인데 미국산은 되고 중국산은 안돼… 중고차 가격까지 흔들리나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 기술을 둘러싼 두 개의 숫자가 국정감사에서 정면으로 충돌했다. 제조사는 국내 누적 주행거리가 1억 km를 넘었다고 밝혔지만, 정부는 단 한 번도 직접 성능을 시험한 적이 없다고 맞섰다.

정부의 공식 검증 없이 도로 위를 달리고 있는 첨단 운전자 보조 기술의 현주소가 드러난 것이다. 테슬라코리아는 유의미한 중대 사고는 보고받지 않았다고 덧붙였으나, 이 역시 제조사 측의 설명일 뿐이다.

1억km 주행과 0건 검증, 엇갈린 숫자들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수치들은 현재 상황을 명확히 보여준다. 테슬라 측은 FSD 국내 누적 주행거리가 기존에 국회에 제출했던 9,183만 km를 넘어 1억 km 이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토교통부는 테슬라가 FSD에 대한 정식 검증을 요청한 적이 없으며, 정부가 직접 성능을 시험한 사례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는 국내에 등록된 테슬라 약 24만 대 중 일부 차량이 제조사의 자체 데이터에만 의존해 FSD 기능을 사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현재 FSD는 완전자율주행이 아닌 ‘감독형 운전자 보조 기능’으로, 사고 발생 시 1차 책임은 운전자에게 있다.

미국산은 되고 중국산은 안 되는 이유





같은 테슬라 차량이라도 생산지에 따라 운명이 갈린다는 점도 확인됐다. FSD 기능은 미국에서 생산된 5만 3,477대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반면 중국산 모델 18만 3,407대는 국내 적용 기준이 없다는 이유로 FSD를 쓸 수 없다.

자신의 차량이 FSD 기능 활성화 대상에서 제외된 중국산 모델 소유주라면 불만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생산지에 따른 기능 차별은 향후 중고차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한다.

소프트웨어 무선 업데이트(OTA)로 자동차의 핵심 성능이 바뀌는 시대에, 정부의 검증 체계는 아직 하드웨어 중심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조사가 제시하는 데이터와 정부의 검증 사이, 그 공백을 메우는 것이 남은 과제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